「오영미 시인의 이야기가 있는 詩」

나를 흔들었다

 

오늘 내가 흔들리지 않았더라면

널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태풍이 구름 몰아 나를 흔들어대니

너에게 가지 않을 수가 없다

 

흔들리고 흔들려서 여기까지

너와 함께 또 흔들려서 어디라도 가고 싶다

 

 

시작 노트

오영미 시인
오영미 시인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자 인생의 지침서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흔들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죽은 것은 흔들리지 않는다. 나를 흔드는 것이 어찌 바람뿐이겠는가. 가슴이 뛰고 마음이 뒤숭숭한 것도 흔들리는 것이고, 고민과 갈등 속에서 쉽게 선택하지 못할 때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정신은 또렷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 괴로워하는 자신도 흔들리는 것이고, 미워하는 마음이나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사는 동안 흔들리지 않고 목석같이 꼿꼿하게만 자신을 묶어 놓는다면 이 세상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 때로 속절없이 떠나고 싶거든 자연에 마음을 맡기고 훌쩍 떠나보자.

내가 당신을 만나서 흔들렸듯이, 사랑하며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끊임없이 흔들리며 성숙해지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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