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맞은 어머니의 시험지
100점 맞은 어머니의 시험지

 

늦은 쉼을 시작하는 날,

저는 어머니가 계시는 가까운 시골로 향했습니다. 오전에는 친구들이랑 시간 보내고 오후에는 어머니 뵈러 시골집에 오니 당신은 경로당에 가시고 안계셨습니다.

방에 들어선 순간 첫 번째로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어머니의 한글 시험지였습니다. 그곳에는 빨간펜으로 100점이란 숫자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시험지를 보면서 한참을 웃으며 몇 번이고 읽어 보았습니다. 천천히 써 내려간 어머니의 글씨가 저에겐 세상에서 제일 잘 쓰고 예쁜 글씨였습니다. 아마도 당신께서는 제가 오면 자랑이라도 할 참이었나 봅니다.

얼마 전에 공부하는 날이 제일 좋다는 어머니의 일기가 생각나서 잠시 가슴이 짠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배우지 못했던 우리 어머니. 뒤늦게 시작한 한글 공부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어머니의 실력은 나날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세상이 좋아져 지금이라도 어머니가 글을 배우며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행복합니다.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김덕제 동문1동 동장
김덕제 동문1동 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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