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제게 필요한 존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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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제게 필요한 존재예요!
  • 서산시대
  • 승인 2019.08.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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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정눈높이 해오름 영어교사
구혜정 눈높이 해오름 영어교사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다가가야 더 나을까?’라는 고민으로 매번 머리를 아프게 하는 시간이다. 거기다 한술 더 떠 방학만 되면 나는 아이들과 잡고 잡히는 나름의 눈치 싸움을 벌인다.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집합체다 보니 30일이라는 시간은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버겁게 느껴지는 건 매한가지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수업시간에 나를 그만 울컥, 눈물나게 만들어버린 사건 하나가 있었다. 제공자는 지금 한창 사춘기 동굴탐험중인 유진이다.

선생님은 제게 필요한 존재인가 봐요?” 갑자기 나온 유진이의 말에 깜작 놀라 되물었더니 이어져 들려오는 이 친구의 말이 가관이다.

다섯까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항상 오후 5시만 되만 생각나는 사람. 둘째, 매일 한번은 꼭 만나야 하는 사람. 셋째, 때로는 나에게 엄마와 같은 잔소리를 늘어 놓는 사람. 넷째, 우리와 맞지 않는 웃음 코드 때문에 이라는 소리가 나오지만 그래도 우리를 이해해 주시려고 노력하는 사람. 마지막 다섯째, 교실입장시간이 늦어져 슬쩍 들어와도 늘 웃음으로 맞아주시던지 아니면 유머코드를 날려주는 사람이니까요.”

이야기를 듣다말고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샘이 솟구칠 뻔 했다.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아이들의 삶속에 녹아들고 있었구나!’

사실 그동안은 영어교사라는 방향성이 과연 나에게는 잘 맞춰져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곤 했었다. 그런데 어제 던진 유진이의 말이 마치 나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청량함을 선물해 주었다.

이참에 어제 못한 유진이 어머니와의 상담을 해야겠다. 나 혼자 노력한다고 아이의 미래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소소한 부분이나마 학부모들과의 상담으로인해 방향제시는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영어과목을 맡고 있다 보면 많은 학부모님들이 영어는 단어와 문장만 유창하게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관념들을 깨우쳐 드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작은 노력을 한가지 한다. 그것은 바로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리는 일이다.

안부를 묻기도 하고, 아이의 진도에 관해서도 서로 생각을 나누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늘 아주 지극히 고전적일수도 있는 처방전을 준다. 바로 독서! “방학 중에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서산도서관과 서부평생학습관에는 아이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들이 넘쳐나고 있답니다. 에어컨이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요 어머니. 이번주 별 일 없으시면 도서관 나들이 추천합니다.”

나는 이 아이들이 커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할지 참 궁금하다. 그렇기에 누구 하나 소홀함 없이 곧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유진이가 내게 말해준 것처럼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키우고, 보듬어 주는, 정말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그래서 내년에도 또 그 다음에도 선생님은 저희에게 필요한 존재예요!”라고 들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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