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최근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필자는 지역신문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미래와 성장전략은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고심을 많이 하게 된다. 물이 흐르듯 시대상의 변화에 따라 성장전략도 변한다.
기존의 지역개발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의 투자와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사회 전반의 효율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시 되는 사회였기에 과거에는 이 문제에 대해 논란이 되었던 적은 그리 없었다.
지역현안이나 주민갈등도 이러한 전통산업 사회를 전제로 한 지역개발 전략이 개발중심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제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아직 국내 다수 지자체마다 여전히 대규모 사업의 물리적 개발이 지역 성장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으며, 중앙정부 지원의 대형 사업들을 발굴하고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대규모 사업이 제대로 완성되고 실제적 효과를 창출하면 지역 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나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고도성장의 동력이 떨어지고, 성장중심 전략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면서 기술변화와 혁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대안적 지역개발 전략들이 대두됐다.
지역사회의 질적 변화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성원 간의 관계성 개선이다. 다수 학자들이 사람 간에 발생하는 상호관계에 기초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중요한 발전의 기반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유사하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관계성에 토대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상호관계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시민원탁회의, 시민 정책공모제, 주민참여예산제 등 소통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서산시가 2016년도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참여를 확대하고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한다. 시는 내달 16일까지 주민참여 예산 설문조사와 제안사업 공모를 진행하며, 예산학교 운영 및 지방재정위원회 역량강화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설문조사와 제안사업은 생활 주변의 불편사항 해소를 위한 지역 현안사업, 지역 간 균형 발전과 주민화합을 위한 지역 특색사업, 지역주민 복지증진과 지역개발에 필요한 사업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다.
지금까지 주민예산제도는 형식적이거나 마지못해 구색을 갖추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해도 이의를 달기 어렵다. 시민과 자치단체 간의 소통의 통로로 주민참여예산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배타적인 사고의 제거와 함께 지자체장의 과감한 소통을 위한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요한 학습자료가 될 수 있는 소통 성공사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소통 참여자가 소통을 통해 얻는 편익이 확인될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이 촉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에서 소통이 일반화될 때 지역의 질적인 성장은 앞당겨질 수 있다.
서산지역의 질적 성장과 소통을 위해 주민참여예산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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