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균 서산시장애인복지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수 없이 많은 문명시대지만 꼭 필요한 것 중에 한 가지는 컴퓨터라고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이 겪어 본 경험을 두서없이 몇 자 적어본다.
영업용 화물차 운전을 하며 아무것도 무서울 것도 부러울 것도 없이 행복한 날들이었는데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쳐 보조기까지 하고, 지체3급의 장애인이 되고나니, 앞길이 막막했었다. 그때부터 모든 괴로움을 술과 담배로 달래며 살았다.
장애를 갖고 있어 직업을 갖기도 어려운 가운데 그래도 비장애인 이었을때 매사에 성실했던 터라 나를 안타깝게 여긴 지인의 소개로 건설현장에서 총무로 취직이 되었다. 나의 주요 임무는 현장 출근자 관리와 현장에서 작업 중인 모든 과정을 수기로 작업일보를 작성하여 서류로 회사에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 때 당시에는 컴퓨터를 사용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일보를 수기로 작성하니 담당자의 단호한 한마디 작업일보를 수기로 작성해서갖고 오지 말고 컴퓨터로 작업내용을 작성해 이메일로 보내라는 주문이 있었다.
사무직에 오래 종사한 사무직원도 아니고 건설현장 일용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컴퓨터를 이용해 문서를 자유자재로 작성해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나는 그 당시 3살짜리 어린애만도 못한 컴맹이었었다.
너무나 큰 충격에 자발적으로 건설현장 출근을 그만 두었다. 배우지 못 한 분노가 내 자신한테 채찍이 되어 돌아왔다. 5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 중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 말고는 컴퓨터를 이용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자꾸 되 내어 진다. 그렇게 후회만 하고 있을 때 불현 듯 ‘그래 컴퓨터에 한 번 도전해보자.’ 아무리 늦은 나이라지만 노력해보면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겠지만 끝은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컴퓨터를 배우기로 마음을 굳히고 배울 곳을 알아보니 나이 먹은 사람이 배울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던 중 장애인복지관에 정보화교실이 있어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곧 바로 상담을 통하여 등록을 하고 장애인복지관 정보화교실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 지 며 칠이 지나지 않아 도전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닌가!
그래 기왕 배우기 시작한 것 열심히 노력해 보자는 생각에 가방과 필기도구를 들고 매일 복지관정보화교육실로 향하였다. 빈자리가 없으면 밖에서 기다리며 6개월 동안 남들보다 열배는 노력하였고, 뒤에서 물심양면 도움을 주시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복지관 관장님 이하 여러 관계자 여러분과 꼼꼼하고 세심한 지도로 용기를 북돋아주시는 정보화 교실 선생님의 열의에 찬 교육 덕분에 등록한지 두달만에 자격증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ITO 한글 자격증 A급을 취득하였고, 이어 ITO 파워포인트 자격증 A, ITO 엑셀 자격증A를 취득해 OA마스터가 되고나니, 이젠 세상에 어떤 것이라도 못할 것이 없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남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었다. 내친김에 이메일과 인터넷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단어하나를 쳤을 뿐이데 정보가 쏟아져 나왔고, 작은 모니터 안에 수많은 정보들이 넘쳐 났다. 나에게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생전 처음으로 메일(편지)을 작성해서 보내는데 옛날에 문서작성해서 메일을 못보낸 나 자신이 생각이 났고 조금이라도 빨리 컴퓨터라는 것을 배울걸 후회가 되었다.
우연히 부동산 하는 친구가 계약서를 한글로 작성해서 이메일로 보내야 되는데 그것을 몰라 쩔쩔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예전에 나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그동안 배운 실력으로 한글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메일로 전송해 계약을 성사시켜 주었더니, 네가 언제 그런걸 다 배웠냐며 자기도 너 배운 곳에서 배우고 싶으니 소개시켜 달라며 너무 고맙다고 술을 사줘 정신없이 취한적도 있었다.
그때 생각엔 못 다한 학업에 도전 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가장으로 책임을 다해야되어서 오전에는 정보화교육실에서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학원차 운전기사로 취직을 하였다. 아이들을 태우고 내려주는 장소와 시간들이 복잡해 한 눈에 들어오게 표로 만들어 시간표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니, 학원 원장님께서도 놀라워 하셨다.
여기까지 오게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나 혼자만의 기쁨에 그칠지 몰라도 마음 속 깊이 영원히 간직하며 살아 갈 것이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