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광 좋기로는 서산제일 마을

▲ 과거 낚시터로 인기가 좋았던 산수저수지, 오랜 가뭄 탓에 저수량이 많이 줄었다.

해미면 산수리는 풍광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서산지역에서는 마을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서산을 대표하는 가야산의 중심봉인 문다래미봉(668m)을 비롯해 마을 둘레를 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봄이면 온갖 꽃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치로 이름이 높다.
좋은 봉우리가 있는 곳에는 당연히 좋은 계곡이 있는 법, 서산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산수리 계곡이 이 마을에 있다. 지역의 젖줄인 가야산 계곡 중에서도 인기가 좋은 산수리 계곡은 약 3km 정도의 작은 규모지만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순수함과 기암괴석에서 출발한 깨끗하고 차가운 물, 맑은 공기로 여름철이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산수리 계곡과 더불어 마을을 대표하는 명물이 하나 또 있는데 바로 지난 1962년 완성된 산수저수지다. 43.6ha의 만수면적을 자랑하는 이 저수지는 상습한해의 고통에 시달리던 해미면과 고북면 일대 농부들의 근심을 한꺼번에 없애준 고마운 저수지로 축조 이후 꽤 오랫동안 물이 깨끗하기로 알아주던 곳이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좋은 수질에 많은 낚시꾼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오염속도도 빨라져 지금은 예전만 못한 형편이다. 그러나 고향사랑이 남다른 마을 주민들이 자주 환경정화운동을 벌여 조만간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한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마을은 한때 서산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금광이 번창했던 적이 있다고 하는데 전성기였던 일제강점기를 거친 후 휴광과 채광을 반복하다 6.25전쟁 이후 맥이 거의 끊어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해미면내에서도 전기가 제일 일찍 들어올 만큼 대단한 금광이 형성이 됐다고 하니 지금의 산수리를 보아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광과 저수지 축조이후 조용한 나날을 보내던 산수리는 몇 해 전 서해안고속도로와 국도가  마을을 지나면서부터 소음에 시달려 불편이 큰 형편이다. 차량이 지나가는 것도 소음이지만 대형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고속도로 이음부분에서 나는 큰 울림은 주민들에게 큰 골칫거리다.
최근에는 30여 년 전 사라진 미륵이 용인시 호암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수리 주민들을 중심으로 전 해미면민들이 반환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 결과에 서산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의 관심과 응원이 높을수록 산수리 미륵을 찾아올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서산을 사랑하는 서산사람들이라면 산수리 주민들을 진심으로 응원해줄 때가 바로 지금이다.

인터뷰 강현목 이장
“미륵 반환에 시민들 관심 부탁”

산수리 강현목 이장은 요즘 더 바빠졌다. 30여 년 전 마을에서 사라진 미륵을 찾아와야 한다는 새로운 임무가 생긴 까닭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소유한 미술관이고, 무엇보다 주민들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 않은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 이장은 포기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과 노력하고 있다며 많은 서산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강 이장은 산수리는 별로 자랑할거리가 없는 곳이라고 말했지만 아주 오래전 전기가 일찍 들어왔듯 지난해 상하수도가 다른 지역보다 먼저 들어온 것은 마을로서는 참으로 잘된 일이라고 했다. 전기와 상하수도 모두 금광과의 인연으로 이어진 것이고 보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연결될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올해 67세인 자신이 마을에서 막내 축에 들어간다는 강 이장은 앞으로도 고령화가 계속되는 만큼 어르신들을 챙기는 것이 이장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라고 했다. 내년에 상하수도 공사를 벌인 마을 안길을 아스콘 포장하면 마을의 중요한 사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것 같다는 강 이장의 조용한 미소에서 앞으로도 무탈하게 살아갈 산수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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