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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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서산시대
  • 승인 2019.07.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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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웅 편집국장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8월 2일 각료회의에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으로 개정안에는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심사와 승인을 면제해주는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정안이 각의를 통과하면 경제산업상의 서명, 아베 총리의 연서를 거쳐 나루히토 일왕이 공포하게 되며 21일 뒤인 8월 말에는 실제 효력이 생긴다.

일본 국민들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여론도 거세다. 혐한의 극치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출우대제도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안 의견공모에 무려 4만 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됐으며, 대부분이 찬성의견으로 나타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시행령 등을 결정할 때 이메일이나 팩스 등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접수하는데, 일반적으로 많아야 수십 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4만 건 이상은 극히 이례적이다.

‘백색국가’란 일본 정부가 안보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안보 우방 국가’로, 일본의 제품 수출 시 허가 절차 등에서 우대를 해주는 국가를 말한다. 특히 무기 개발 등 일본의 안전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전략물자 수출과 관련해 허가신청이 면제되는 국가를 가리킨다. 통상적으로 해외로 수출되는 제품은 안보 문제없이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개별적으로 심사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백색국가로 지정될 경우 절차와 수속에서 우대를 받게 된다.

백색국가에는 현재 오스트리아·벨기에·불가리아·체코·덴마크·핀란드·프랑스·독일·그리스·헝가리·아일랜드·이탈리아·룩셈부르크·네덜란드·노르웨이·폴란드·포르트갈·스페인·스웨덴·스위스·영국·호주·뉴질랜드·아르헨티나·미국·캐나다·한국 등 27개 국가가 포함돼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에 백색국가로 지정됐다.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한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중 최대 1,100여 개가 일본 정부의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더구나 한국 기업이 중국이나 동남아 등의 생산 거점에서 일본산 수입품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심사 및 절차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WTO이사회에 제소를 본격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WTO이사회 제소가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현실에 고민이다. WTO제소를 통해 설령 우리가 승리한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피해를 입을 만큼 입은 다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제 산업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필자의 지인들 대부분이 화학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한결 같다.

“일본에서 몇 가지 화학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선 생산이 되지 않는 제품이다. 중국산도 있지만 순도가 낮고 가끔 오염 같은 품질사고를 일으켜 사용하기가 힘들다. 전 세계에서 일본만이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그 원료를 사용한 우리나라 완제품들도 품질이 좋다. 정밀화학 분야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다는 점, 인정할 건 인정해야한다. 일본산 수입화학제품의 우리나라 시장규모는 아주 작다. 국산화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성이 있어야하는데 우리나라 시장규모가 작다보니 아무도 생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가 취급하는 제품이 앞으로 이미 지정된 3가지 품목외 추가로 지정될 1,100가지종류의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다면 당분간 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된다면 반도체 분야 외에도 생산차질을 빚을 화학공장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조속히 해결책이 나와야할텐데 이러다가 공멸이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만 보면 한쪽은 치명적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상 정도의 피해는 대부분 입을 것이다.”

이처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1,100여개 한국으로의 수출 물품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이들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하려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한국경제에 당장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부터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력하는 전기차나 일본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방직용 섬유, 화학공업, 차량·항공기·선박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서 일본의 다음 수순이 더 우려된다.

일본은 압박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한국 수출을 막는 동시에 다음 수순으로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는 비관세장벽을 세우겠다는 의도를 흘리고 있다. 이는 노골적인 협박으로 그 대상은 농식품과 수산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농어민의 피해를 유도하여 한국 정부의 숨통을 옥죄겠다는 전술이다.

실제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이 99%에 달하는 등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이처럼 한일간에는 무력충돌이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역사에 기록되어 있듯이 이번에도 도발은 역시 일본이다. 1592년 임진왜란과 1910 한일합방, 그리고 100년이 지난 2019년에 벌어진 3번째 도발이다. 427년전 명량해전을 앞 둔 이순신 장군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는 단생산사(團生散死)를 외쳤다. 일본의 경제침략 앞에 우리 정부와 국민의 대응이 어떠해야 될지 다시금 이를 악물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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