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소탐대실(小貪大失)

박두웅 기자l승인2019.07.10l수정2019.07.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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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웅 편집국장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혜왕(惠王)이 촉(蜀)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계략을 짰다. 혜왕은 욕심이 많은 촉후(蜀侯)를 이용해 촉을 공략하기로 했다. 신하들로 하여금 소를 조각하게 해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 넣고 '쇠똥의 금'이라 칭한 후 촉후에 대한 우호의 예물을 보낸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들은 촉후는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진나라 사신을 접견했다. 진의 사신이 올린 헌상품의 목록을 본 촉후는 눈이 어두워져 백성들을 징발하여 보석의 소를 맞을 길을 만들었다. 혜왕은 보석의 소와 함께 장병 수만 명을 촉나라로 보냈다.

촉후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서 이를 맞이했다. 그러다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은 숨겨 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을 공격하였고,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로써 촉은 망하고 보석의 소는 촉의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후의 소탐대실이 나라를 잃게 만든 것이다.

유증기 유출사고와 수십 건의 불법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한 한화토탈이 마을 이장들과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마을별로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합의서라고 한다. 단, 합의 이후 금전적 추가요구나, 유출사고와 관련 민형사상, 행정상 추가 청구를 하지 않을 것. 환경오염 사고에 대해 시위, 영업방해도 하지 않을 것. 또 언론보도로(인터뷰, 제보 등을 통해) 기업에게 직·간접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의서 끝에는 이 합의내용을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누설치 말 것이라는 조건도 붙였다.

충남도와 환경부에서는 해당 기업의 불법적 행태를 적발하고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사안의 중태성을 감안 검찰고발을 앞두고 있다.

마을주민들의 건강권은 누가 보장할 것인가? 누가 보아도 이해키 어려운 독소조항을 족쇄로 채우는 일에 주민들 합의 없이 이런 협약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면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협약일 수밖에 없다.

일부 마을에선 주민동의 없는 이 협약에 문제를 제기하는 모양새다. 이장 권한의 한계에 대한 설전도 있다.

무엇보다도 환경부의 고발과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해당 기업은 피해주민들에게 어떤 수준의 피해보상을 해야 할 지 그 규모에 대해 우리는 아직 모른다. 한화토탈이은 재판 결과에 앞서 이장들과 합의서를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도 그리 보기 좋지 못하다.

이장단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않는다는 단서 때문에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지만 굳이 이 시점에서 그런 협약을 맺는 배경과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박두웅 기자  simin11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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