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農心)을 달래줄 대안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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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農心)을 달래줄 대안은 없는 것일까?
  • 박두웅 기자
  • 승인 2019.06.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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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박두웅 편집국장

양파가 밭에서 뒹굴어도 수확해 가는 이 없다. 마늘에 감자 할 것 없이 농산물 값이 ‘똥끔’ 되었다. 농촌마다 기계삯이 밀리고 농자재값이 밀리고 외상을 갚지 못하니 잇달아 지역경제가 주춤한다.

“어떤 놈이 하나 똑같다”며 막걸리 한 잔에 정치에 대한 불신 불만이 팽배하다.

늙은 노모와 둘이서 하염없이 캐는 감자 속에 한숨만 절로 나온다. 외국인 노동자라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련만 인력 사무소에서 조차 ‘사람이 없다’는 힘 빠지는 메아리만 돌아온다.

“도대체 무엇이 살기 좋다고 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보릿고개는 사라져 옛 말이 되었는데 농산물값 하락으로 돈가뭄 들어 보릿고개보다 더한 민생고가 농촌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진정 농심을 달래줄 대안은 없는 것일까?

만나는 촌로마다 ‘농촌에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마을마다 농민 특히 중소농은 가까운 시일 안에 살아남을 것 같지 않고 마을은 소멸되어 가고 있다. 대규모 관행농만 살아남는 농정 정책이 다양한 품목의 소량 생산이 메꿔 온 다품종 농산물 생산기반을 파괴하고 있다.

여기에 기후환경변화에 따르는 가격 폭락과 대체작목 부재가 부채질한다. 마트마다 야채, 과일을 비롯하여 고추, 마늘 등 양념류는 수입산으로 채워지고 앞으로 식당에서도 국내산을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사라지는 대한민국의 농업.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농업은 무엇일까. 생명산업이니, 미래 성장산업이니 하는 거창한 농정 구호는 어디에 있는 걸까?

대부분의 중소 농민들은 그렇게 ‘큰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쥐꼬리 만한 돈 몇 푼 지원받는 것보다 우선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안정적인 가격에 언제나 판매’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저 내 물건 잘 팔아 주는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80~90%에 달하는 중소농이 사라지면 우리나라 농촌공간은 폐허로 남는다. 들녘은 황폐화 되고, 명절이나마 고향이라고 찾아 볼 곳 없는 사람 살지 못하는 적막강산의 암울한 미래만 남는다.

지금 당장 시급한 농정은 ‘안정적인 가격으로 언제든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지자체는 어떤 정책에 앞서 예산과 정책역량을 집중시켜 학교 및 공공급식, 민간단위 유통시장을 포함하는 로컬푸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내년 이맘 때, 또 다시 밭을 뒤집어엎을 수밖에 없는 농정이라면 “어떤 놈이 하나 똑같다”는 소리는 반복될 것이다.

거창한 농정구호나 정치적 선전보다는 농민과 농촌현장에서 필요치 않다고 하는 곳에 예산과 힘을 쓰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올 봄 가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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