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봉사단의 일기】

 

▲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김영선

오늘 내 삶이 해와 달, 별빛을 닮아 세상에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밝혀주었으면 한다.

독거노인생활관리사를 시작하고 12년 동안 관리한 어르신. 담당 지역이 바뀌면서 생이별하듯 눈물로 헤어졌던 어르신을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옹달샘 후원물품으로 나온 소뼈를 가지고 찾아갔다.

차 소리에 눈에 익은 개가 짖으며 달려 나왔다.

멀리서도 환하게 웃는 어르신의 모습이 예전보다 많이 수척해지신 것을 알 수 있었다.

외딴 집에서 말동무라도 하려고 개를 키우신다고 하신다.

이게 얼마 만이냐고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어르신 따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지나다 혹시 들리려나 기다리기도 하셨다고.......

“내 나이 90이 넘었어...하루하루가 달라. 나두 얼마 안가서 요양원으로 가야 할 것 같어.......”

할 말을 잊고 어르신 두 손을 꼭 잡아드렸다.

요양원에서 마지막 삶을 보내야한다는...남은 마지막 생을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는 그 마음을 어찌 이해 할 수 있을까.

“마음 약한 생각 하지 마시고, 소뼈 끓여서 식사 잘 드세요. 어르신 아직 건강하셔요.”

밭에 심은 양파 몇 개를 봉지에 넣어 한사코 주시는 어르신의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르신 또 올께요. 건강하게 식사 잘하세요.”

차가 떠날 때까지 대문 앞에서 손을 흔들어주시던 작고 힘없는 어르신의 모습이 이밤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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