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어야한다는 생각은 딱 10초!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
아주 가끔씩은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브레드를 구울 때, 옆에서는 커피가 끓고 있는 풍경을 그려본다. 상상만으로도 정겹지 않은가.
기자가 고광현 대표를 만난 날이 바로 이런 날이었다. 바람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에 그는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한 손놀림으로 작품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제 막 익기 시작한 브레드가 향기를 타고 한달음에 달려와 기자 옆을 지켰다.
#애경그룹 퇴사 후 두다원에 터를 잡고
“고2때까지도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이렇게 해서 과연 사회생활이나 똑바로 할 수 있을까?’ 싶어 큰 맘 먹고 알을 깨고 나오기로 결심한 것이 호텔조리학과 지원이었다.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뭘 하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들어간 것이 훗날 애경그룹 (AK PLAZA 외식사업부)에 입사하여 2018년까지 피와 살을 바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작년, 삶의 변화를 겪었다. 바로 산양유 베이커리카페를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이 묻는다. 산양유 카페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어느 날 여동생 내외가 ‘시댁이 산양을 키우는 두다원 농장을 한다. 카페를 운영해보는 건 어떠냐?’ 사실 어릴 적 어린아이들이 설사를 할 때는 꼭 산양유를 먹였지 않았나. 성분이 모유와 가장 비슷하고 소화가 잘되는 것이 특징이라 메리트 있다고 생각했다. 동생만 보고 무작정 덤볐다.”
#신선한 재료로 빵을 만들고 커피를 내리고
“요즘은 동생에게 참 고맙다. 사람들 발걸음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이 왠지 인정받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오전에도 어떤 아주머니가 ‘일반 빵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데 산양유로 만든 두다원 제품은 그런 게 없다’고 하더라. 이런 말을 들을 때가 가장 보람 있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빵을 만들어 손님들께 내놓는다. 어디까지나 두다원은 정성이고 사랑이며 무엇보다 건강이니 게을리 할 수가 없지 않은가. 내 아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120세 시대,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사는 것
“요즘은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라고들 한다.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 얼마나 건강하냐가 문제다. 내 주위사람만 봐도 맛보다는 건강을 먹더라. 이왕이면 맛도 좋을 뿐 더러 건강까지 고려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격이다. 나 또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고객들에게 건강을 선물한다.”
#남은 빵은 서산시장애인복지관에 기부
“그날 하루 팔다 남은 빵은 서산시장애인복지관에 기부한다. 사실 이것은 동생내외가 4년 전 ‘두다원홍성점’을 오픈하면서 시작한 선행이다. 나도 따라한 것뿐이다. 솔직히 사람인지라 돈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 고민은 딱 10초였다. 단번에 생각을 접어 버렸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고 그 속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이왕이면 손길이 부족한 곳이면 더 낫지 않나’라고 생각해서 그냥 무작정 기부를 한다.
어느 날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더라. '돈 벌어 남주냐'고. 맞다. 돈 벌어 남 주면서 베풀고 살려고 한다.”
#“할인은 없나요?”
“간혹 고객들이 ‘할인을 안 하냐?’고 묻는다. 그럴 땐 여측 없이 ‘여기는 할인이 없어요’라고 떳떳하게 말한다. 그러면 스스로 자부심도 생기더라. 퇴근 무렵이면 그날 남은 빵들을 포장하여 이튿날 오전, 빵을 기다리는 손길에게 가져다준다. 솔직히 욕심도 났던 건 사실이지만 초심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씩 예외는 있다. 고객들이 ‘우리 아이 생일’이라고 찾아오면 ‘특별히 선물이다’며 챙겨 줄 때는 있다.”
#요즘은 산양유 아이스크림이 잘 나간다
“벌써 낮 기온이 많이 올랐다. 이제 드디어 아이스크림 철이다. 우리 제품은 제조용 분말과 산양유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제품뿐만 아니고 모든 제품이 다 그렇다. 개인적으로 우리 집 식구들은 내가 만든 아이스크림, 빵, 케이크 등을 좋아한다.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것도 가장으로서 기쁨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
“나는 우리가족들을, 이웃을 섬기며 살고 싶다. 아직은 먹고 살기 바빠서 생각만큼 실천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처럼 작은 기부라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아이에게는 참 미안하다. 늘 바쁜 아빠라 잘 챙겨주지 못해서.... 그래도 내가 만든 음식을 내 아이가 먹으며 그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