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고등학교 엄의호 교사

▲ 매화노루발

 

그 바닷가 숲엔

매화노루발들이

피난민 처럼 모여산다.

 

풀 한 포기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에서

오로지 의지할 것은

동료와 자신 뿐

 

지은 죄 없이

그 척박한 땅에

밀려와 살면서도

습관처럼 고개를 숙이고 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병신같이 죄진것처럼

고개 숙인 네 얼굴보다.

시커멓게 말라 비틀어지고

모든 것 다 빼앗겨도

고개 빳빳이 세우고 있는

저 녹슨 동상같은 씨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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