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식 장학사의 교육 이야기

엊그제가 하지 였습니다.
희망차게 시작됐던 을미년도 훌쩍 반년이 되어가는 6월의 끝자락입니다.
6월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로 시작되어 메르스로 끝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메르스의 광풍 속에 다행히 우리 서산지역은 확진자 한 명 없이 6월을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메르스 청정지대임이 확인되면서 서산은 낙토(樂土)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되어진 것 같습니다. 메르스가 완전 종식 될 때까지 각별히 개인 보건 위생 관리와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찾는 일 등을 자제해야겠습니다.
메르스의 대유행 등 어수선한 때이지만 어김없이 유월은 다시 우리 곁에 오고 또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2015년 대한민국의 유월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의 산하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린 선열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산하의 푸르름이 절정을 향해가던 1950년 유월은 민족사 최대의 비극을 잉태했습니다. 36년간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기를 보냈던 우리 민족은 빛을 다시 찾는 광복의 기쁨을 맞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우리 힘으로 쟁취한 빛 찾음이 아니었기에 태생적으로 아픔을 간직한 채 대한민국 호는 출범하게 됩니다. 우리 산하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좌, 우익 이념의 장으로, 20세기 유물인 이데올로기의 시험장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데올로기의 광풍으로 인해 1950년 푸르른 유월, 우리는 민족상잔의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또한 유월은 장미가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유월 붉은 장미의 유혹은 치명적입니다.  장미가 개체와 종의 변화가 극심한 생태계에서 오랜 세월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개체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스스로의 능력을 천부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미의 독한 가시는 장미의 고귀한 품위 유지에 결정적 이유라 생각합니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 선명한 붉은 빛 아름다움을 자신이 스스로 꽃잎을 떨구지 않는 한 침범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가시는 타 개체로부터 넘볼 수 없는 성역으로서 장미의 아름다움이 남을 수 있게 합니다. 자신을 지키는 철갑인 가시라는 존재가 있기에 유월 장미는 그 붉은 선명성을 보존하고 자랑해 나가며 종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950년 유월,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며 스스로를 고귀하게 할 철갑인 가시를 갖추지 못했었습니다.  우리는 붉은 장미가 그 처연한 붉음으로 국토를 아름답게 수놓던 1950년 유월에 철저하게 국토를 유린당하고 수많은 인명이 살상 당하는 민족사 최대의 비극을 겪게 됩니다. 스스로를 존귀하게 할 가시를 미처 갖추지 못한 대한민국은 외침으로부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많은 인명과 조국 산하가 철저하게 망가지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20세기에 벌어진 국지전 중에 가장 큰 규모였으며 가장 많은 인명의 살상과 재산상의 피해를 기록하며 세계인들의 뇌리에 한국전을 각인시켜야 했습니다. 그 한국전이 발발한지도 어느덧 이제 65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산하에 포성은 멎었지만 분단은 남았습니다.
 호국 보훈의 달입니다. 호국 보훈,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지키고 조국 산하를 지키다가 산화한 선열들의 높은 은혜를 새기며 그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그 유구한 역사의 유일한 적통인 대한민국의 존립과 유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분들을 기리며 후손된 자로서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기간이 바로 우리 산하에 녹음이 짙어가는 유월입니다.
2015년 유월, 붉은 장미가 저 스스로 고귀한 품격을 지켜나가듯이... .
이 유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와 문화, 우리 조국 산하를 지켜내고자 하는 정신적인 각성의 시간, 정신적인 가시를 키워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