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차’...한 끼 식사를 넘어, 외로움을 달래는 대화의 장

【탐방】 서산시자원봉사센터 ‘따뜻한 밥차’

 

▲ 식사 배분은 어르신들이 줄을 서지 않도록 배식 봉사팀이 일일이 식판에 담아 자리까지 서비스한다.

 

▲ 한 끼 식사로서 충분한 건강식단 모습. 이날은 고기가 듬쁙 든 돼지등뼈 해장국이 주 메뉴였다.

 

서산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윤주문)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예천동 시민공원에서 열고 있는 ‘따뜻한 밥차’ 현장을 찾았다.

2016년부터 한화토탈(대표이사 김희철)에서 지원받아 3년째 서산시자원봉사센터 따뜻한 밥차 운영협의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따뜻한 밥차’는 지역의 대표 봉사활동이다.

혹서기, 혹한기를 제외한 매주 목요일마다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며, 네일아트, 이혈, 수지요법, 이미용, 웃음치료 등의 전문봉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어 어르신들의 즐거움은 배가 되고 있다.

따뜻한 밥차 운영협의회는 식당을 하시는 분들 중심으로 전문 요리팀이 전날부터 식자재를 구입하여 음식을 장만하고, 시설팀은 텐트 및 테이블 설치 철거를, 신발끈봉사단, 늘보람봉사단, 세계평화그룹, 우렁각시도배봉사단 등으로 구성된 배식팀은 현장 배식과 설거지를 맡고 있다.

 

 

▲ 맛있게 식사를 하시는 어르신들

맛있는 식사에 외로움 달래는 건 ‘덤’

어르신들...목요일이 기다려진다

 

식사에 앞서 레크레이션 시간을 갖는 어르신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일주일마다 보는 이웃 어르신들과 근황도 묻고, 자식들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동문동에서 왔다는 한 어르신은 “예천동 공원까지 걸어서 오기는 좀 멀지만, 매주 찾아온다. 밥도 맛있지만 늙어가는 사람끼리 서로 안부도 묻고 대화를 하다보면 한 나절이 간다”며 외로움을 달래주는 밥차 봉사단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다소 늦게 도착하신 어르신은 주변 어르신들의 권유로 자리를 잡고 식사를 받았다.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는 모습들. 이웃사촌이 좋다.

 

▲ 설거지 봉사팀의 능수능란한 손길

봉사단 “나눔은 마약보다 더 짜릿한 희열”

매주 목요일이면 만사 제치고 달려온다

 

“밥을 나눈다는 것은 그 어떤 봉사보다 마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르신들 모습이 아른거려 빠질 수가 없어요.”

경기도 안산으로 공사 현장을 다닌다는 한 봉사자는 목요일 밥차 봉사에 빠지지 않고 달려온다.

오후 사업상 일정이 있어 시간을 쪼개서 달려 온 부부 봉사자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약속에 늦기가 일쑤. 그럼에도 봉사하는 마음을 접을 수 없다. 이들 모두 ‘나눔은 마약보다 더 짜릿한 희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3년째 하다 보니 운영진의 어려움도 많다. 가장 큰 문제가 조리시설 부족이다. 특별한 조리시설이 없다보니 여름에는 식자재를 보관하는 냉장·냉동 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겨울에는 온수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식자재는 조리팀이 밥차 봉사 전날 시장에서 구입하여 준비한다. 한화토탈에서 지원하는 연 4천만 원 예산으로 매주 300~500명의 어르신 식사를 준비하기엔 역부족이다. 면 단위 이동봉사도 실시하고 자장면차를 마련하여 특별식을 제공하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직은 마음뿐이다.

밥차 봉사단 관계자는 “사실 밥차봉사에 서산시가 함께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그게 쉽지 않나 봅니다. 한화토탈에서 지원하는 예산의 10%만 있어도 차량 보험료 등 봉사에 필요한 사항들이 해결될 수 있는데 많이 아쉬워요”라며 “최근 시에서도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 좀 기대를 해볼랍니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신 어르신들이 ‘오늘 식사도 정말 좋았다. 봉사하시는 분들 복 받을겨...“하시며 삼삼오오 자리를 뜨고, 빈 공원에는 봉사자들의 분주한 설거지와 뒷정리 소리와 웃음소리만이 남아 여운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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