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부 (서산문화원 회원)

벚꽃, 진달래, 살구꽃, 진분홍 철쭉과 영산홍도 사라지고 황홀한 장미꽃이 우리를 유혹하는 5월에 서산문화원에서 실시하는 ‘2019년도 문화유적 현장학습’에 참가 하였다. 오전 8시, 서산문화원을 출발한 일행 45명은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충청북도 진천군으로 향했다.

차내에서 서산문화원 편세환 부원장님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내 나이의 친구들은 산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순간은 순간으로서 아름다운 것이고, 화살처럼 날아간 시간은 과거 속에 영원히 침묵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문화 회원들에게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제고 시키는 기회를 마련코자 이와 같은 행사를 마련하였으니 오늘 하루 즐겁고 보람 있는 문화유적현장 학습이 되기를 바랍니다”고 말씀하셨다.

차장 밖으로 지나치는 초록의 벌판은 항상 보는 들이요, 집이요, 산들인데도 아름답고 평화스럽게 보였지만 왠지 모를 서러움과 안타까움이 나그네처럼 내 가슴속에 파고들었다.

2시간 여 만을 달려 도착한 일행은 먼저 종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진천은 예부터 물이 많고 평야가 넓으며, 토지가 비옥하고 풍수해가 없어 농사가 잘 되는 고장인 연유로 인심이 후덕하여 생거진천이요, 용인은 산자수명하여 산세가 순후하여 사대부가의 유명한 산소가 많다하여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居龍人)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또한 진천은 기차와 바다가 없는 곳이며, 인구가 증평군 다음으로 적은 8만 2천명이라고 한다. 종 박물관은 어느 독지가가 2005년도에 150여개의 종을 기증하여 세웠다고 한다. 우리의 해설을 맡은 해설사는 정성과 성의를 다해서 감명 깊게 종에 대한 역사를 설명해 해주셨다. 특히 조목조목 질문까지 해가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셨고, 생거 판화미술관은 물론 보탑사까지 직접 올라가면서 온갖 성의를 베풀어 주는데 참석한 일행 모두는 많은 감탄을 받았다.

해설이 끝나고 보탑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명함을 건네며 전화번호를 묻자 거리낌 없이 공손하게 알려 주었다. 점심때가 되어 미리 예약되어있는 「궁채 석갈비」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으로 석갈비로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다음은 「정송강사」로 향했다. 조선 선조 때의 문신이며 송강 정철의 위패를 봉안하는 사당이다. 본시 송강의 묘소는 경기도 고양에 있었는데 1665년(현종6년)에 송시열이 묘소를 지금의 자리로 정하여 손자 정양이 이장하여 사우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아바님 날 낳으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두 분 곳 아니면 이 몸이 살아시랴. 하날 같은 은덕을 어디다혀 갚사올고』 정철 선생님의 훈민가(訓民歌)가 가슴에 와 닿았다.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가며 송강정사에 대해 전반적인 해설을 질문과 함께 자상한 해설을 해 주는데 많은 감명을 받았다.

다음은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농다리로 향했다. 농다리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에 흐르는 세금천에 놓인 다리는 천 년을 이어 온 신비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다리로서 전체 28칸의 교각으로, 중간 중간 돌들을 쌓아 교각을 만들고 길고 넓적한 돌을 교각 사이에 얹어 다리를 만든 조상의 지혜가 놀라웠다.

농다리를 건너 산 너머에 있는 초평호변 테크길을 걸었다. 생거진천이라고 씌인 거대한 폭포수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취한 뒤, 귀가 길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는 여흥을 즐기며 오는 사이 버스는 어느덧 종착지인 서산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간디의 말처럼 믿음, 생각, 행동, 좋은 습관을 통하여 행복의 지혜를 얻어야 하겠다.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즉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오늘도 여행의 추억은 끊임없는 휴양임을 느끼며 보람 있는 생거진천 문화유적 답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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