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임 이후로 계속 현관에 일찍 나와 ‘친절하게 모시자는’ 어깨띠를 두르고 직원들과 함께 환자들을 맞이하고 있는 김영완 원장 모습

 

겨울옷을 접어 장롱에 두었는디 아무래도 두꺼운 옷으로 입어야 헐 것 같다. 꽃피는 봄이 왔다고는 허지만 밴덕스런 날씨에 남 의식 허지 말구 옷을 입어야 편한 벱이여, 듣는 이 읎이 혼자서 구시렁거린다.

낮에는 덥고 두꺼운 옷은 거추장스러워 이 옷 입었다 저 옷 입었다 결국엔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길을 나선다.

15대 김영완 서산의료원 원장에게 앞으로 발전과 워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들어보려고 일찌감치 첫차를 탔다. 첫차를 놓치먼 열 한 시 차를 타야헌다. 텃밭에 심은 보리에 서리가 내려 덜 차오른 햇살에 비추어 옥구슬처럼 반짝거린다. 평생 나와 연을 끊치 뭇허고 내 곁을 지키는 심심풀이 동반자 보리다.

꽃샘추위에 떠나지 않으려는 동장군과 목을 길게 빼고 이미 세상 밖으로 나온 할미꽃, 수선화와의 삶의 경쟁이 연속인디 이미 핀 수선화목을 땅속으로 도루 처박을 수는 읎잖혀.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덩치 큰 버스는 겨우 학생 한 명과 나와 둘 뿐이다. 그래도 빙원에 가면 첫차타구 온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웬 아픈 사람이 그렇게두 많은지 모르겄다. 이곳 스산은 아프면 급한대로 거점인 의료원을 자주 찾는디 천안이나 수도권으로 가는 것이 다반사였다. 의료원에 요즘 서울대 의료진과 여덟 개 과목에 최첨단 장비도 도입 헌다구 스산 사람덜은 들떠있다. 멀리 있는 빙원으로 안가고 가까운 빙원에서 병을 고치먼 좋겄다고 허는 얘기다. 또 공석이던 원장도 새로 부임 혔으니 말이다.

빙원에 도착 허니깨 건강검진 받으려는 사람들과 입·퇴원을 하느라고 인산인해를 이룬다.

진료 보기 전에 의사들이 회진을 하는 동안 현관 중앙 실에서 김영완 원장을 만났다. 부임후로 계속 현관에 일찍 나와 ‘친절하게 모시자는’ 어께 띠를 두르고 직원들과 함께 환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때론 휠체어도 밀어주는 모습도 보인다.

인터뷰는 원장실이 아닌 중앙 현관에서 사람들 의식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할 참이다. 내가 보기에는 원장은 탁상 원장이 아닌 것 같다. 환자분들과 눈을 맞추고 보듬어주는 의사 30년 경력자의 부지런함인가 보다.

“서산시대 김기숙 엉터리 기자유.”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장님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먼, 늦게나마 15대 의료원 원장으로 부임 해 온 것을 환영허유.”

엉터리 기자라구 허자 살며시 웃음을 보인다. 내가 생각혀두 어찌 그렇게 대담허게 엉터리 기자라구 했을까?

또 한술 더 떠서 “원장님! 체구가 작으시네유?”

“그리구 제가 본께, 체구는 작지먼 확고허게 끝맺음을 잘 허실 것 같구먼요?”

인터뷰를 헌다구 허자 원장은 “따뜻한 차라도 마셔 가면서 얘기해요”라고 한다. “그러잖어두 버스 기다리느라구 추위에 떨었는디 고마워유,”

간이의자에 앉아 종이컵에 따끈한 메밀차를 마시면서 허심탄회 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따뜻한 물 한잔에 밀려오는 고마움, 고향은 다르지만 같은 충청도라 그런지 정감이 간다.

김 원장은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순천향대, 의과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천에서 개인병원 30여년을 허먼서 도시벽지의 무의촌에 대한 의료봉사를 실시하는 등 지역민의 근강을 지켜주었단다. 주로 JC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고 아는 지인이 귀 띰을 해준다.

김영완 원장은 서산의료원으로 오기까지에는 임원추진위원회와 서류 및 면접심사, 도의회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를 거쳐 2018년 11월에 부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1년 10월까지이란다.

“티비에서 보니께 넘들은 청문회를 허먼 몇 시간을 버티다 낙동강 오리알 떨어지듯 떨어지더먼 김 원장은 비리가 읎었던 모양이어. 한 번에 됐댜, 다행이지 뭐여.” 혼잣말이다.

사실 김영완 원장이 오기 전에 서산의료원 원장 자리는 약 6개월간 공석이었다. 그동안 원장 공석이 길었기에 새 원장을 맞은 직원들도 살맛나는 의료원이 되길 바라는 맘이다.

“앞으로 의료원 운영 방향에 대하여 말씀을 헤 보슈.”

“지가유, 너무 당돌 허게 물어보는 것은 아닌지유?”

“네! 경영 전략 및 지역 거점병원으로 복합병동에 서울대 병원과 진료협력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원 전망(공공성)을 강화 할 것”입니다.

말을 들어보니 참 좋은 세상이 오나보다. 그동안 의료진이나 최첨단 장비가 취약허니깨 있는 것 보다 읎는 것이 더 많았다. 119타고 천안이나 수도권 서울로 많이 갔지만 서울대 빙원은 언감생심 생각이나 헤 보았나? 서울빙원 문전에도 뭇가보았는디 앞으로는 지역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되었다. 게다가 의료원에서 의사들이 치료하다 안 되면 서울대 빙원에서 원격의료를 한다고 하니 ‘참! 좋은 시상이다.’

“복합병동을 개원허여 서울대 의사들이 내려 오먼 환자유치를 많이 허야 되는디 워처게 운영 허실 건가유?”

“복합병동은 주로 재활 환자 분들께 도움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류 맞어유, 재활두 중요 헤유.”

“또 심·뇌혈관 질환 및 중증 외상 환자분들이 급성기 이후 집이나 사회복귀전까지의 케어를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서산·태안 주민들께 큰 역할을 담당 하리라 사료됩니다.”

전문 용어들이라 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진지하게 열심히 설명해 주신다.

“네, 잘 들었슈.” “앞으로 계획이 있다먼 무엇 이래유?”

김 원장은 “의료원 지은 지가 30여년이 되니 노후가 되어 천정에는 비가 샌다”고 허먼서 천정을 가르킨다. 중앙 현관인디 비가 새 얼룩덜룩 하게 보인다.

“이곳을 리모델링을 하여 장애인과 영 유아 검진 공간으로 쓸 생각입니다. 또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창달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난, 의사들 하는 용어 말끼두 뭇알아듣구 적나라허게 글 늘어놓을 재간두 읎으니 이제 원장 귀찮지 않게 그만 끝내야 겄다.

충남의사협회 대위원회의장과, 대한의사협회대위원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 공제조합 감사 등 굵직한 임무를 맡아온 김 원장에게 지역과 서산의료원 발전에 기대를 해 봐야 쓰것다.

나두 빙원에 바라는 것은 거창헌 시작보다 나중이 더 중요 헌디, 주변 지역 서산·태안 시민들도 될 수 있으면 외지루 가는 번거로움이 읎으면 좋것다.

“원장님, 바쁘신디 인터뷰에 시간을 할애 해 주어서 감사허유, 안녕히 계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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