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사례】 순천만의 생태관광 톺아보기

박두웅l승인2019.03.13l수정2019.03.13 15:4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두루미 보호에 주민과 시 행정이 나선 순천시와 달리 흑두루미들이 쉬고 있는 서산시 천수만 무논 인근으로 지난 3월 9일 레미콘 차량이 질주하고 있다.(김연수 사진작가 제공)

 

순천시, 2월 28일은 ‘흑두루미 날’ 제정

철새는 생태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

 

순천시는 시조(市鳥)인 흑두루미의 서식지 보전을 위해 매년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순천만습지 일원에서 ‘흑두루미의 날’을 지정, 각종 특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흑두루미의 날’은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순천시민 228명이 모여 만든 기념일이다.

흑두루미를 비롯해 다양한 철새들이 순천만을 찾아든다는 건 그 지역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다. 철새는 생태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빈 논에 가득 내려앉은 흑두루미며 기러기들이 날이 저물기 시작하면 모래톱으로 모여드는 모습, 고니의 사랑의 세레나데를 보면 저절로 오염으로 찌든 일상을 정화시키듯 상쾌하다. 겨울 벌판에 앉은 철새들이 힘찬 날갯짓으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군무는 가슴을 뛰게 한다.

흑두루미들은 매년 월동지인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의 이즈미(和泉)시로 가는 길목에서, 또 3월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먹이와 휴식을 위해 천수만과 순천만을 찾는다.

순천시는 그동안 갯벌 생태를 보전하고, 지역 농민들과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을 체결해 먹이를 공급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해왔다. 논에 벼를 베지 않은 채로 눕혀두거나 볍씨를 뿌리고 보리를 경작해 철새들의 먹이로 남긴다. 여기다가 흑두루미는 물론이고 철새들에게 큰 위협이 되는 전깃줄을 없애기 위해 흑두루미 도래지 일대의 논 인근에서 280여 개가 넘는 전신주를 모두 뽑았다.

그렇다고 순천시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를 불러 모으는 데 목표를 두지 않는다. 반대로 인접 지역인 여수나 보성 등으로 흑두루미의 서식지를 분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관광 수입 욕심 대신 생태적 배려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순천시는 이미 철원 등 다른 철새 도래 지역 지자체와 관측 정보 등을 교류하고 있다.

철새에 대한 전문가들과 여러 지자체와의 교류와 협력은 흑두루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게 한다. 예를 들면 올해 첫 흑두루미가 예년보다 하루 먼저 순천만을 찾았는데, 그 이유로 ‘천수만 수위 증가’가 지목됐다. 천수만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에서 가뭄을 대비해 물을 빼지 않은 탓에 모래톱이 대거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흑두루미들이 천수만을 포기하고 곧바로 순천만으로 날아갔다.

 

▲ 흑두루미 먹이나누기 현장 안내 표지판을 훼손한 천수만의 모습(김신환 동물병원장 사진 제공)

 

흑두루미는 ‘생태보호를 위한 연대와 협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 작년 5월 170번째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북한이 람사르협약 101번째 가입국인 한국과 습지관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흑두루미 서식지 복원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순천시가 2014년에 제정한 ‘습지보호지역 주민 지원 조례’도 한몫했다. 순천만자연생태위원회(이후 순천만습지위원회로 개정)를 출범하고, 순천만 주변마을 주민 대상의 생태마을 가꾸기, 마을주변 정화활동, 갯벌모니터링 등 주민참여 프로그램 공모사업 우선지원, 순천만 주변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이 조례의 목적에 부합되는 사업을 요구하는 경우 예산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순천만을 규정한 것이다.

덧붙여 순천시는 람사르 브랜드와 지역 농특산품을 결합하여 경쟁력을 높여 가고 있다. 2018년 순천만을 찾은 방문객만 1000만명에 달하고, 여기에 지역농산물 판매장인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등 지역경제에 기여한 부가가치 효과가 약 4500억 원에 달하는 등 주민 소득 창출을 확대하는 한편 주민주도형 고품격 생태관광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순천만은 두루미 먹이나누기 현장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푯말조차 하루 밤 사이면 박살이 나고, 공사차량의 질주, 여기에 무분별한 근접 사직찍기로 철새들을 놀라게 하는 천수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를 위해서는 철새보호구역 지정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주변지역지원정책은 필수요건이다. 철새 보호가 지역주민에게 경제적 이득과 일자리 창출로 승화된 순천시와 일본 이즈미 시의 경우가 조은 사례가 된다.


박두웅  simin1178@naver.com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두웅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임직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356-804 서산시 안견로 265 2층(동문동)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665-1412   |  팩스 : 041)665-1413
사업자등록번호 : 316-81-26582   |  발행인 : 류종철  |  편집인 : 박두웅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창연 편집부장
Copyright © 2019 서산시대. All rights reserved.  |  inews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