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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두웅
  • 승인 2019.02.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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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위기 ‘푸드플랜’으로 극복하자

 

찬 바람이 스며드는 방안. 홀로 사시는 어르신의 밥상엔 물 말은 밥 한그릇과 고추장아찌, 그리고 새우젓 한 종기가 놓여 있다. 방안을 둘러보아도 지원물품으로 들어 온 라면과 3분카레 몇 개뿐 전기밥솥엔 불이 꺼져 있다.

“나이가 들면 짠맛에 길들여져서...” 말끝을 흐리는 어르신은 애써 밥상을 덮으려 한다. 마치 못 보여줄 것을 보여준 것처럼.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왔건만 오히려 빈곤층과 고령층의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거노인을 포함한 노인층에서 거의 장을 보지 않는다는 비율이 15%를 넘어서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에 따라 동네가게가 사라진지 오래고, 면 단위에 서는 장들도 사라졌다. 일본에서는 이를 쇼핑난민이라 부른다.

이동성 제한이나 빈곤은 영양결핍과 직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양섭취 부족자의 비중이 전체 가구 평균이 8%대인데 반해 수급자의 경우는 16%에 달해 약 두 배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먹거리 복지의 한 단면이다.

두 번째는 먹거리 안정성에 대한 측면이다. 세계 먹거리의 생산체계가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로 변모하게 되면서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농약은 물론, 남용되는 동물백신 등으로 먹거리의 안전은 멀어져 가고 있다. GMO 농산물은 넘쳐나고 이를 재배하기 위해 살포되는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등으로 인한 건강위협은 이제 일상화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GMO 농산물 수입 1위국이다. 표면적으로는 일본이 세계 1위이지만, 일본은 GMO농산물의 대부분을 사료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GMO농산물 사용국 1위는 우리 한국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GMO표시제를 살펴보면, 3% 이하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DNA가 분쇄돼 만들어진 전분, 전분당, 지방 등의 경우에는 100%를 사용해도 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빵, 과자 등 가공식품과 콩기름, 옥수수기름, 카놀라유 등 식용유는 물론, 이를 첨가물로 한 가공식품 등이 거의 모두 GMO 식품으로 도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번째 문제는 빠르고 간편한 패스트푸드의 발달과 소비증가로 인한 가공품의 범람이다. 소스류부터 각종 식자재까지 출처조차 알 수 없는 냉동식품이 범람하고, 가정에서의 조리식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식당밥에 대한 불신은 재료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다. 누가 지은 쌀이며, 채소인지, 누가 키운 돼지인지 닭인지. 누가 담은 장인지, 우리 이웃 농가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키우는지, 행정이 품질을 보장하고 인증한 식재료로 만든 우리 지역의 신선한 먹거리라면 우리는 신뢰하고 먹을 수 있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건강 먹거리의 정의는 누구나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보장받을 권리를 말한다. 더나아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며 환경을 지키고, 복지적 혜택까지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국가건, 지방자치단체건 푸드플랜을 세워야 하는 시대이다. 행정과 시민 모두 머리를 맞대고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먹거리 계획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2019년은 『서산형 푸드플랜』 추진 원년이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지역 내 생산 및 소비의 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농가, 유통업소, 급식수요, 소매점 등 먹거리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은 지역 내 먹거리의 정책과제를 주민설문조사를 통해 대강의 줄거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건강한 주민, 지속가능한 농업, 더불어 사는 지역경제 등을 비전과 전략으로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전략을 위해 기본적인 것은 7개 분야로 나뉜다. ① 먹거리 공급체계 구축 ②먹거리의 품질과 안전관리를 위한 시책 ③공공급식을 위한 먹거리 교육과 영양관리 ④먹거리의 접근성 강화(학교급식의 시스템을 강화하고 로컬푸드 직매장과 광역직거래센터와의 연계 등) ⑤먹거리 취약계층 해소(복지시설, 푸드뱅크, 결식아동과 노인식품지원 사업 등) ⑥먹거리 관리체계 구축(물류기지와 급식센터 관리, 해당부서와 기관 및 분야별 단체의 협조체계 구축) ⑦먹거리 폐기정책(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시책) 등이다.

무엇보다 『서산형 푸드플랜』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시민의 인식전환과 적극적인 참여만이 우리 지역에 지속가능한 건강 먹거리 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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