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상가 상권(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서산지역 일반음식점, 지난 5년 987곳 ‘뜨고’ 909곳 ‘지고’

석남·대산·성연·지곡·해미면 증가...동문·부춘동은 감소

 

서산시 지역 일반음식점의 경우 2014~2018년까지 5년간 987곳이 새로 문을 열고 909곳이 폐업을 하여 10곳이 개업하면 9곳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서산시대에서 분석한 ‘서산지역 음식점 10곳이 문 열 때 9곳이 문을 닫는’ 현상은 비단 서산시만의 경우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며, 이는 2018년 한해의 경기불황을 말하는 요소라기보다 '한국 외식 자영업'의 특성이자 취약점 중 하나에 가깝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통계청의 '사업자현황 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까지의 일반음식점의 폐업 평균치는 90.9%였다.

 

 

2015년 개업 최저, 폐업 급증 이유는?

원도심 침체에 메르스 공포 및 42년만의 가뭄 ‘심각’

 

지난 5년중 2015년은 일반음식점 187곳이 문을 연 반면 374 곳이 문을 닫는 폐업 태풍이 지역경제를 강타했다.

2015년에는 GDP 성장률,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고용률, 취업자 증가수 등이 전망치에 미달했다. 당시 정부는 2015년 경제성장률이 3.8%가 될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2.6%에 불과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2%로 전망치 3.0%에 미치지 못했다. 설비 및 건설투자도 각각 5.3%, 3.9% 증가해 전망치 5.8%, 5.2%를 하회했다. 월평균 취업자 증가수도 34만명으로 예상치인 45만명보다 11만명 적었다.

당시 서산지역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서산시대는 2015년을 마감하는 연말 10대뉴스로 △ 성완종 전 국회의원 사망 △ 메르스 괴담 지역 긴장 △ 42년만의 가뭄 등을 뽑았다.

메르스 공포는 지역경제를 위축시켰다. 시내권 병원의 경우 환자 수가 눈에 띄게 급감했고 지역행사와 축제도 취소됐다. 팔봉산감자축제, 해미읍성 전통문화공연과 농산물 정례 직거래 장터, 시민아카데미와 기획공연, 마을단위 체육대회 등도 취소했다.

42년만의 가뭄은 농촌경제를 피폐시켰고, 이는 시장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8월 이후는 예년의 7% 수준으로 최악의 가뭄사태를 맞았다. 서산지역에서는 천수만 염해피해가 속출했고 절수조치가 취해졌다.

 

 

원도심 지고, 호수공원 상권 뜨고

성연, 해미지역 부도심 상권으로 등장

 

지역별 일반음식점의 개폐업 실태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석남동 지역으로 2015년 23곳 개업, 23곳 폐업을 제외하면 지난 5년간 100곳이 더 늘어나 신흥상권임을 보여줬다. 또 6,570여 가구, 2만 여명의 상주인구를 목표로 조성되고 있는 서산테크노밸리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성연지역도 매년 개업 수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올해 단지상권형성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산테크노밸리는 택지에 비해 상가비율이 적어 아파트단지 내 상가 분양가가 평당 2000만 원, 다만 일반상가인 경우는 1층 기준 평당 호가가 3000만 원을 넘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이후 관광객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신흥상권으로 등장한 해미지역도 면단위 지역으로는 드물게 지난 5년간 36곳이 늘었다.

대산읍 지역도 2015년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길포 상권의 등장에 힘 입은 바 크다.

 

아파트 분양경기 따라 명암 갈려

2016년도 정점 이후 하락세...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

 

서산지역 아파트 분양열기는 2016년을 정점으로 과잉공급 조짐이 시작됐다. 원도심 공동화로 일반음식점 감소추세를 면치 못했던 동문동 지역도 2016년에는 한성필아파트 분양과 함께 개업수가 폐업 수를 앞지르는 결과를 냈다. 기타 예천동 및 성연지역도 아파트 건립붐과 함께 했다.

다만 올해를 정점으로 아파트 지역 일반음식점 개업도 주춤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정된 수요에 충분한 공급이 되면서 업소간 생존경쟁으로 들어 설 전망이다.

또한 기타지역도 지역경제 침체에 따라 2017년, 2018년 연속 폐업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음식점업의 전망은 밝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동문동 먹자골 상권(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외식산업 트렌드 변화도 무시 못해

홈쇼핑, 간편조리식품 택배 비중 커져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을 안하게 되요. 외식비 지출을 더 줄일 생각이에요. 요즘은 홈쇼핑 등 온라인에서 간편 조리 식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격도 싸고 품질도 만족했요.” 요즘 서산지역 아파트 거주 젊은 엄마들의 이야기다.

전국적으로도 1인 가구가 늘고 도시락과 가정간편식(HMR)이 진화한 데다 온라인 구매 증가 등으로 외식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그 결과는 트렌드에 민감한 대기업으로부터 나타나고 있다.

CJ푸드빌은 2018년 한식 뷔페 ‘계절밥상’ 매장 9개를 폐점했다. ‘계절밥상’은 한때 매장 수가 54개에 달했지만 현재 40개까지 줄었다. 강서점, 수원점, 계양점 등도 추가 폐점할 계획이다. CJ푸드빌 패밀리 레스토랑인 ‘빕스’ 역시 수익성이 좋지 않은 매장은 문을 닫을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도 한식 뷔페 ‘올반’ 매장 3곳을 폐점했다. 현재 남은 매장은 12곳이며 수익성이 좋지 않은 곳은 추가 폐점할 계획이다. SPC는 올 들어 육가공 제품 전문 식당 ‘그릭슈바인’ 신사점을 접었다. 영세 자영업자를 넘어 대기업까지 외식업 구조조정이 전방위로 가시화하고 있다.

글로벌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도 국내에서 매장 20곳을 폐점했다. 서울 신촌 지역 대표적 ‘만남의 장소’로 꼽혔던 신촌점을 비롯해 관훈점 등 주요 매장까지 접었다. 특히 관훈점은 맥도날드 대표 매장 중 하나인데 본사로 사용됐던 곳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서울 사당점, 강남점, 서울대입구점 등 핵심 상권 매장을 접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의 영세 일반음식점을 영위하는 자영업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장사를 접는다는 것은 곧 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영업 진입 시 창업자 시장통계에 ‘깜깜’

시 행정, 실시간 시장통계 제공으로 정보부족 해소해야

 

일반음식업체 등 자영업 폐업률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신고’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음식점들의 난립과 시장 포화, 외식업체 간에 치열하게 전개되는 과당경쟁 등을 꼽지 않을까 하며 이는 실제로도 매우 중요한 이유임에 틀림없다.

취재과정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폐업을 하는 이들 대부분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이 문제였다. 현재 시에서 제공되는 자영업 시장과 관련한 정보들은 절대적인 양도 적을뿐더러 그마저도 오래되고 획일적이며 단편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개인의 창업이나 매장 운영과 같이 작은 단위의 경제활동에서도 불확실성과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정보들이 필요하다.

정보 부족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저해해 결과적으로 개별 업체들의 폐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가적인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쉽게 말해 ‘지역별 같은 업종의 수는 얼마이며, 지난 5년간 개폐업의 현황은?’, ‘현재 운영중인 업종의 수익률은?’, ‘매년 지역별 편의점 수의 변화라던지 치킨집은 포화 상태라 경쟁이 치열하다’ 같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각 개인이 자영업을 할지 말지, 어떠한 업종을 선택할지, 사전에 무엇을 고려하고 준비할지를 확인하고 결정할 수 있다.

시는 자영업의 폐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영업 경영주체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생산해 제공해야 한다. 서민경제를 살리는 길.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업유치에만 있지 않다. 시민에게 제공되는 질 높은 정보제공이 과당경쟁을 막고, 폐업을 막고, 망하지 않는 일자리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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