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응 우리가 더 적극적이어야 하는 이유

 

▲ 박두웅 편집국장

새해 초부터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다. 올겨울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 재앙’이 지난 주말부터 며칠째 대한민국 전역을 덮쳤다.

이에 충남도는 충남 전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관련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서산시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스케이트장도 임시 문을 닫았다.

이번 비상저감조치 발령은 지난 11일 오후 8시 북부권역, 12일 오전 3시 서부권역, 12일 낮 12시 동남부권역 등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매우 나쁨 기준인 75㎍/㎥를 초과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2015년 관측이래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졌다. 14일 오전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는 지난해 3월의 역대 최고 기록(99㎍/m³)을 넘어 122㎍까지 치솟았다.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농도가 가장 짙었다.

노약자는 물론이고 성인들조차 숨쉬기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런 대기가 지속되면 노약자들의 ‘미세먼지 참사’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 국내에서 100만명당 1109명이 미세먼지와 오존 때문에 조기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히 재앙 수준이다.

미세먼지는 건강 문제일 뿐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에 타격을 주는 절박한 민생 문제이기도 하다. 미세먼지 나쁨 상태가 하루 늘면 대형마트 매출이 0.1%씩 감소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 증가하면 대형마트 판매가 약 2%포인트 감소한다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대형마트가 그러하니 건물 안에 있지 않는 전통시장 등은 그 피해가 더 크다.

미세먼지 경보가 늦가을인 11월부터 봄 절정기인 5월까지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기상 영향이 크다. 이 시기 국내 대기가 정체되는 데다 북서풍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다. 바다보다 차가워진 육지에서 생긴 고기압이 중국 미세먼지를 밀고 오는 셈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중국 동북부 난방이 증가한 영향도 작용한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이유로 기온역전 현상을 꼽았다. 뜨거운 아래의 공기가 위로 올라가야 공기 순환이 발생하는데 겨울에는 고도가 높은 곳이 오히려 따뜻해져 공기가 갇힌다는 설명이다.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 공기 순환이 잘 된다. 잦은 비에 미세먼지가 씻겨 나가기도 한다. 장 대표는 “봄에는 땅이 녹으면서 흙먼지가 발생하거나 약한 황사들이 몰려오는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하는 등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월부터 전국 민간부문까지 확대되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그중 하나다.

추가된 시행기준은 △당일 초미세먼지 주의보(평균농도 75㎍/㎥이상 2시간 지속)와 경보(평균농도 150㎍/㎥이상 2시간 지속)가 발령되고 다음날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할 경우 △다음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매우나쁨'(75㎍/㎥)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이다.

지역의 대응도 심각하다.

양승조 충남 도지사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기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깨끗한 대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충남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 2위 달하고 있어 이를 저감하기 위해 30년 이상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기하겠다는 의지다.

또 충남도는 지난 10월 아시아 최초로 「탈석탄 동맹」가입하여 석탄발전산업 종식과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을 선언했다. 도는 미세먼지 종합계획을 수립해 현재 연 평균 21㎍/㎥(2017년, 23㎍/㎥) 수준인 초미세먼지 (PM-2.5) 농도를 기존 계획보다 3년 앞당겨 2022년까지 15㎍/㎥ 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2년까지 17㎍/㎥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계획보다 더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해결책은 우리나라 안에서만 혹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외교적 해결 등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우리나라 안의 원인들을 제거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반복된다.

특히 태안지역의 화력발전소와 함께 서산의 경우 석유화학기업들이 집중된 지역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및 오존 발생의 원인이 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발생원이 많다.

VOCs는 주로 굴뚝 이외의 다양한 시설에서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는 유기화합물질이다. 그 자체로 벤젠, 1,3-부타디엔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 등을 통해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전환돼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국 2위 충남. 그중 서산지역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지역이기도 하며, 그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일반시민이나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시 행정 또한 타 지역보다 미세먼지 대응에 더 적극적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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