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마을 안길 확장이 발전의 관건

▲ 1년 365일 경로당을 운영한다며 자랑이 대단한 갈산1통 노인회원들. 마을 안길 확장이 죽기 전 소원이라며 꼭 좀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농촌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도시도 아닌 것이 참으로 묘한 곳이라며 갈산1통 주민들은 웃었다. 동남으로는 부춘산(187m), 서쪽으로는 죽사의 뒷산인 비룡산(260m)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갈산1통은 전형적인 협곡마을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주민들의 말대로 시내지역과 지척인 곳이면서도 외형상으로는 농촌 모습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주민들의 생활패턴은 도시를 닮은 두 얼굴을 가진 마을이다. 조선시대에는 산 뒤 마을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부춘산이 떡하니 가로막아 마을발전에 여러 가지 애로점이 많았다. 더욱이 지난 1942년에 풍전저수지가 축조되면서 교통 사정이 더욱 나빠진 갈산1통은 이 덕에(?) 오랜 세월 큰 변화 없이 오순도순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음지가 양지된다는 옛말처럼 도로망이 확충되고, 서산 시내지역의 생활권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갈산1통은 조금씩 발전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인구수도 몇 년 새 크게 늘어 현재는 80여 가구 280여명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또 하나 큰 변화가 있다면 종합운동장이 들어선 것이다. 서산을 대표하는 체육시설이 마을에 있으니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각종 행사 때마다 겪는 불편이 여간 큰 것이 아니어서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어지간한 일은 웃고 넘어갈 정도로 통 큰 갈산1통 주민들이 유독 종합운동장에 대해 열을 올리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행사 때마다 마을을 침범하는 차량들 때문인데 갈산1통을 순환하는 마을 안길 1.5km 정도가 전부 차량 한 대가 빠듯하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라 얌체 차량 한 두 대로 인해 마을전체의 교통이 마비될 지경에 까지 이르는 경우가 허다해 아무리 인심 좋은 갈산1통 주민들이라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이다. 경로당에서 만난 여러 어르신들께 마을 숙원사업이 뭐냐고 물으니 첫째도 마을길 확장이요, 둘째도 마을안길 확장이라는 것을 보면 주민들이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짐작할만했다.

1년 365일 중 며칠 빼놓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운영하고 있는 경로당도 갈산1통의 큰 자랑거리인데 갈산1통 경로당 도우미(마을 주민)가 상주하면서 어르신들이 생활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농촌과 도시 이런 것 따질 것 없이 사람들 심성과 단합이 제일 자랑거리라는 갈산1통은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마을이다.

 

인터뷰 김영진 통장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마을일 본다”

8년차에 접어든 김영진 통장은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마을일을 본다고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 한 가지 할 일이 생기고, 또 돌면 일이 또 생기는 것이 마을일이라며 웃는다. 김 통장은 그동안 이런 기회가 없었다며 마을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주민들의 협조로 지금까지 잘 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 통장은 임기동안 마을 안길은 꼭 포장하고 싶어 사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아직 그대로여서 마을주민들에게 미안하고, 자신도 섭섭하다고 했다. 명색이 동 지역에 있는 마을인데 도로여건이 관내 어느 농촌지역보다도 훨씬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말은 그래도 김 통장은 오토바이에 또 몸을 싣는다.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 찾기 위해서다. 갈산1통 지킴이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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