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13회 자원봉사의날 대통령상 표창 삼칠공사 대표 정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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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13회 자원봉사의날 대통령상 표창 삼칠공사 대표 정필훈
  • 최미향 기자
  • 승인 2018.12.12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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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회 자원봉사의날 대통령상을 수상한 삼칠공사 정필훈 대표

 

“도움의 손길이 간절했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재난구조용 주택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앞으로 계획

 

<인터뷰하기 전>

관심이란 어원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신경을 쓰거나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고통스러운 이들이 의외로 많다.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12년째 장학금을 지원하고, 서산시 음암면 자원봉사회, 베이비부머봉사단, 굴삭기 봉사단 등에서 전문기술자로 집수리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동식 나눔하우스 등 봉사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참 봉사인 정필훈 대표.

그가 최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3회 자원봉사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인터뷰 요청과 함께 “언제부터 봉사에 관심을 가졌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 우리 아이 중학교 2학년 때 밥 굶는 학생이 있다는 것에 큰 충격.

어떤 분은 태어나면서부터 저보고 봉사를 했냐고 묻지만 그럴 리가요(웃음). 우리 아들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운영위원을 맡으면서 서서히 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는 먹고 사는 것이 먼저라 학교 행사에는 등한시 했었죠.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고 또 사춘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라 관심을 안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처음 들었어요. 밥을 먹지 못해 굶고 있는 학생이 있단 소리를. 그 말을 듣는데 정말 큰 충격이었습니다. 제 어릴 때가 퍼뜩 스쳐지나가더군요. 그 자리에서 “내가 급식비 주겠다. 급식 하지 못하는 두 아이들에게 밥이라도 따뜻하게 먹게 해줘라. 수학여행 못가는 친구들도 함께 데려가 달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은커녕 급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거든요. 제 어릴 때 겪은 상황들이 그 당시에도 일어난다 생각하니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봉사에 눈 뜬 시기도 바로 이때였어요.

 

▲ 베이비부머 봉사단

 

# 본격적인 봉사의 길로 접어들게 한 베이비부머봉사단

저는 그 친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그건 당연한 거예요. 만약 제가 누군지 안다면 사춘기 친구들이 얼마나 부담되겠습니까. 정말 아무도 모르게 뒤에서 도와주었는데 어느 날 운영위원장이었던 김기욱 전 서산시의원이 이 사실을 말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생각했죠.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우리 마을을 위해 일해야겠다.’ 그 뒤로 서산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음암면 자원봉사회를 만들었기에 이곳을 거점으로 저의 봉사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2012년, 서산시 ‘베이비부머봉사단’이 구성되면서 저도 합류하게 되었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 봉사단은 서산시 전역으로 확대되어 갔습니다. 말하자면 서산시 자원봉사센터가 저에겐 큰 역할을 해준 셈이지요. 희망출동 1365나 나눔하우스 등도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 도움의 손길이 간절했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저는 베이비부머세대,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세상에 발을 디뎠습니다. 당시 시골생활이란 것이 그리 녹록지가 않았어요. 더구나 아버지가 어느 날 훌쩍 사기사건으로 돌아가시면서 저에게 잔뜩 빚만 남겨두신거예요. 저는 고스란히 그 빚을 모두 떠안게 되었습니다. 공사장 현장에서 미장일을 했고, 용접과 배관을 배우며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울산, 부산, 서울 구로공단을 전전하며 먹고 살기위해 안간힘을 썼지요. 그 사이 손톱이 기형으로 변하는 줄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누가 조금만 도와주면 얼른 일어설 수 있을 텐데.... 산타가 몰래 뭐라도 주고가진 않을까?’ 도움의 손길이 간절했습니다. 그때 저는 죽을 만큼 힘들었거든요.

 

# 아내에게 가장 감사한 일은 내가 어떠한 일을 하든 묵묵히 따라준 것.

1983년 중매로 착한 집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제가 입은 옷이 기름이 잔뜩 묻어있는 작업복이었어요. 남들이 쳐다보든 않든 당당히 길거리를 걸으며 맞선 장소로 갔습니다. 수수하니 참한 아가씨가 앉아 있길래 첫 대면에서 제가 그랬습니다. “저는 장남으로 반드시 부모님을 잘 모셔야 됩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저는 기름장이 입니다. 그러니 슈퍼 차려줄 돈도 없어요. 무엇보다 이 옷을 손수 세탁해야 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의아해하는 그녀를 보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버렸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얘기하면 아가씨들 자리 박차고 일어날 텐데 안그러대요. 다소곳이 앉은 자태가 맘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했지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감사하게 제가 하는 일에 토 달지 않고 잘 살고 있습니다. 이런 남편과 살아주니 가장 감사한 일 아니겠습니까.

 

▲ 집수리 봉사에 나선 정필훈 씨와 봉사단

 

# 직업과 관련된 베이비부머봉사단, 노인복지분야 전국 최우수 프로그램상 수상

급식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 수학여행 가지 못하는 친구, 특히 방학 때 식사를 굶어야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제 직업과 관련된 건축, 배선, 수리, 보수, 제작 등으로도 이웃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 계기가 바로 ‘베이비부머봉사단’이었어요. 면사무소나 서산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취약계층이나 독거어르신 가정을 파악해주면 저희가 달려가 교체해 줄 것은 교체해주고, 수리할 것은 수리하고 그럽니다. 웬만한 기계들은 다들 능력이 좋아 잘 고칩니다. 덕분에 2013년 노인복지분야에서 전국 최우수 프로그램 상을 수상하였지요. 또한 2018년 사회안전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그 중심적인 활동을 한 것이 바로 제가 속해있는 베이비부머봉사단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단체는 재난재해지역 봉사는 물론, 평소 지역 집수리와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전기수리, LED전등교체, 화재경보기설치 등 안전 활동을 모델로 지역 안전지킴이 연합대를 구성 운영하고 있습니다.

 

#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눈물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계십니다. 농약살포하다 그만 시력을 잃은 분이셨죠. 연락을 받고 가보니 전등이 나가 있고 방바닥은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냉골이었습니다. 바람막이조차 없어 찬바람이 온 방안을 휘젓고 다니고 있었죠. 무엇보다 쓰레기가 온 집안에 가득 쌓여 벽에는 곰팡이가 피어난 처참한 광경이었습니다. 우리는 잠시 아득해져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잠시 후, 각자 아무 말 없이 맡은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샤워장 시설과 보일러시설을 수리했고, 돼지우리 같은 집을 말끔히 청소하는가하면 창문이 뻥 뚫려 바람이 들이닥치는 곳도 감쪽같이 보수해주었습니다.

환해진 방안에서 돌보미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게 된 시각장애인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돌아서 나오는데 그분도 우리도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 93세 노인, 밥 한 공기에 간장만 놓인 밥상

치매를 앓으면서도 혼자 지내시는 93세 할머니가 계세요. 자식도 있고 며느리도 있지만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습니다. 연락을 받고 집수리를 하기 위해 방문을 했지요. 그런데 막상 가서보니 너무 낡아 (집수리)금액이 너무 큽디다. 부엌도 아직 재래식이예요. 물론 온수는 상상할 수 없었죠. 전기장판으로 겨우 언 몸을 녹이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밥상 위에 밥과 간장이 전부예요. 안되겠다 싶어 무료급식을 하고 남은 반찬을 갖다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잘 잡수시더라고요. “이거 가지고가서 다시 써”라며 우리가 음식 담아 들고 간 1회용 비닐 팩을 모아 재활용하라고 주시는 겁니다.

“할머니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라고 하면 연신 고맙다고 손을 꼭 잡습니다. 우리가 가는 날이면 울먹이시며 좋아라하시죠. 그러다 때로 “할머니~”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으실 때가 있어요. 그러면 그만 심장이 툭 떨어집니다. 혹시나 싶어서요. 몇 번이고 다시 부르시면 그제야 인기척을 내십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에요. 이번 겨울도 애써 평안하게 잘 지내기를 기도하며 자주 신경써보려고 노력합니다.

 

# 집수리했지만 살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에게는 더 일찍 해드리 못해 죄송할 뿐

부모님들의 이혼과 이런저런 이유로 늘어가는 조손가정들이 많습니다. 그런 가정에 방문해보면 조손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무조건 잘 해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왜냐하면 남들처럼 아빠 엄마가 없다보니 가슴이 많이 아픈거죠.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 우리도 괜히 숙연해져요.

그 친구들은 주로 센터에서 우리 대신 여성 담당코디들이 있어 그녀들이 엄마처럼 살갑게 잘 해 줍니다.

우리는 주로 주택 수리가 대부분이죠. 보일러나 자가 수도, 그리고 전기 및 전구가 탈났을 때는 코디들이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럴 때 연락이 오면 하던 일을 팽개치고 제일 먼저 달려갑니다. 왜냐하면 이건 먹고 사는 문제만큼 조손부모나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사안이거든요. 저희가 다녀온 뒤로는 또 자원봉사센터에서 계속적인 관심을 가져줍니다.

지난번에는 산꼭대기에 사시는 할머니였는데 병원에 계신 틈을 타 집은 물론 보일러수리, 계단설치까지 말끔히 마친 상태로 (할머니의)퇴원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입주해보지도 못하시고 돌아가셨어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병원가시기 전에라도 해 드렸으면 단 하루만이라도 좋은 집에서 살아봤을 텐데...

 

▲ 캄보디아 봉사1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 가슴에 새기며 살아갈 터

2017년 천안지역과 청주수해피해복구 현장에 출동하여 하우스복구는 물론 하루에도 열다섯 가구를 도배와 전기수리, 차단기와 LED등 교체작업수리를 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참봉사인 표창까지 받게 되었어요. 또한 청주시 간부회의에서는 우수사례로 보고 될 만큼 기술과 재능을 통한 전문봉사를 인정받았습니다. 현장복구에서 철수할 때 그쪽 지역민들이 크게 감동했다고 하더라고요. “참 봉사가 바로 이런 것이다”며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말이죠. 특히 마을 이장님이 복구를 마치고 돌아오려는 차안에서 감사의 눈물을 보여 함께 간 회원들 전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포항 지진피해지역도 찾았습니다. 비전문가로 간단한 수리를 마다하고 전문봉사를 자진신청, 지진으로 파괴된 주택 다섯 가구를 수리해 주었지요. 그분들 역시 거듭 감사를 하시는데 해 준 우리가 더 뿌듯했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베이비부머봉사단과 함께 캄보디아 봉사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16년도에는 벙찻마을가꾸기와 망고나무농장만들기에 참여하였으며, 각종 의류 및 학용품, 의약품, 책가방 등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다음해에는 의약품과 아이들의 교복을 전교생에게 지원해 주었으며, 망고 나무심기와 자생을 위한 순애소 보내기에 동참 지원했습니다. 올해는 망고나무농장관리를 위하여 7명이 함께 벙찻마을에서 주민들과 자매결연을 맺었어요. 그리고 망고나무가꾸기와 의류지원을 하였으며, 대산읍 독곶해변길 덕수네 가리비 김덕수 사장님과 함께 집 한 채를 직접시공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종교를 떠나 앞으로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갈 것입니다.

 

▲ 캄보디아 봉사, 망고나무농장만들기

 

# 원룸형 이동식주택 나눔하우스, 안전하고 편리함을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할 터

때로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셔요. “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봉사는 무슨 놈의 봉사냐!” 사실 이런 말 하는 사람은 의외로 넉넉한 사람이 많습니다. 이 집에 세 들어 사시는 할머니가 계셨어요. 저희가 가서 집수리를 말끔하게 다 해주었죠. 그런데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노인분 보고 집주인이 나가라고 한 겁니다. 깔끔하게 변한 자기 집을 보고 탐이 난다 이거죠.

이처럼 자기주택이 아닌 독거노인가구에 집수리를 하여도 오래사시지 못하고 이사 또는 요양원입소, 사망 등의 이유로 폐가가 되는 경우를 봤습니다. 이에 원룸형 이동식주택 나눔하우스를 직접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매년 2호씩 8호를 제작하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요. 그래서 저희 사업장에 작업장을 내주고 전기 사용은 물론 절단기, 용접기 등 각종 기계와 기구를 무상으로 쓰도록 했죠. 제 작업장에 있다 보니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작업을 할 수 있어 공기(工期)를 단축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완성 된 하우스를 이전 또는 설치할 때는 제 집에 입주하는 듯해서 그 행복은 배가 되었고요. 앞으로도 더 편리하고 안전한 나눔하우스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 제13회 자원봉사의날 대통령상 표창을 받고 기념촬영

 

# 재난구조용 주택 공급 계획

앞으로는 재난 대비 안전이 화두인 시대가 왔습니다. 순수하게 우리 회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우리가 직접 제작할 재난구조용 주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화재나 그외 다른 이유로 집을 잃었을 때는 막막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임시로 머물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하루 빨리 완공하여 불의의 일로 재난에 빠진 분들에게 적절히 쓰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산시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많아서 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요. 기술을 가지신 분은 기술로, 배움이 많으신 분은 배움으로, 그렇지 못하신 분들은 또 각자 가진 달란트대로 하시면 됩니다. 재능기부가 강조되는 세상 아니겠습니까. 날이 많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주위를 살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가난하고 지친 분들이 곳곳에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내미는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은 분명 그들에게 빛과 소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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