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불신 해소’...행정혁신 중 가장 핵심적인 과제이다

▲ 맹정호 서산시장

 

맹 시장 “하반기 조직개편에 갈등관리팀 만들겠다”

‘80%는 같게, 20%는 새롭게’...어떻게 보면 100%를 바꾸자는 의미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는 맹정호 서산시장.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시장실 벽에는 시민들이 바라는 시정에 대한 글귀들이 차지하고 있다.

“학창시절 시장님은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라는 질문에 “눈에 안 띄는 조용하고 착한 학생이었습니다. 그저 그런 평범하고 조용한 학생이랄까요.”

정치인의 삶에 대해 가족들의 생각은? “제게는 나이 드신 어머님이 계십니다. 언제나 아들 일이라면 무조건 응원을 해주시죠. 어머님이 제 곁에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힘이 납니다. 집사람은 언제나 응원과 함께 도움을 줘요. 특히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물어보면 그냥 툭 내뱉는 말에 ‘아 그렇지’ 하는 것이 의외로 많습니다. 늘 고맙게 생각하죠. 아이들한테는 음~ 늘 미안한 아빠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을 잘 못 내줘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미안한 건 정치하는 아빠를 뒀다는 거죠. 그것은 요즘 아이들에게는 참 신경 쓰이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희 딸아이는 심지어 이런 얘기를 해요. ‘아빠가 TV 나가면 난 집 나갈 거야.’ 그것보다 더 심한 얘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안 좋은 정치인들이 브라운관에 나오면 반복적으로 그런 얘기를 해요. 그 아이에겐 아빠가 정치인이라는 것이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딸을 보면서 자주 다짐하죠. ‘미안하지 않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라고 말입니다.”

평상시 자녀에 대한 교육방식에 대해 물었다. “잘못된 일 앞에서는 야단도 많이 치지만, 좀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힘내서 하자 파이팅!’ 이렇게 말이죠. 사실 믿는다는 말도 부담스러워 할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네 판단에 맡길게’ 이런 말들을 주로 하죠. 이 땅에 사는 여느 가정의 아빠처럼 저도 아주 평범한 아빠예요.”(웃음)

민선 7기 취임 두 달째, 그리 긴 시간이 아님에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느낌은 그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의미일게다. 한 시간 동안 시민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인터뷰가 이어졌다. - 최미향 기자 vmfms0830@naver.com

 

▲ 최미향 기자 인터뷰 모습

 

Q. 선거 때 자녀의 현대오일뱅크 취업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당시 심정은?

(맹) 아들은 대학에서 음악 동아리활동(드럼)을 열심히 했어요.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갔고 제대를 한 후 며칠 고민을 하더니 복학을 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학교 다니면서 공부를 더 할 것 같지도 않고 실컷 놀만큼 놀았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가고 싶은 길로 가겠다”는 거예요. 서산의 많은 청년들처럼 인근에 있는 회사로 취직을 하고자 한 겁니다. 그런데 전공이 잘 맞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성대 화학전공한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고 아들은 1년 가까이 관련된 과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격증도 1차는 합격했고 2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에 입사를 하게 됐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 취업이었는데 공교롭게 선거기간에 이것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사실 현재도 수습사원 딱지를 안 뗀 상태이지만 당시 아들이 나를 원망하더라고요. “아빠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꼬여도 돼요?”라고. 그런 얘기를 들으니 정말 미안했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빠 정치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부담감이 많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선거라 해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 사실을 왜곡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후보자에게는 괜찮을지 몰라도 주변사람들에게는 참 힘든 일입니다.

 

Q. ‘시민의 서산’ 소통을 강조하신다.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시민에게 적극적인 행정공개를 포함 구체적으로 3가지만 얘기해 달라?

(맹)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행사장에서 악수하는 정치보다 민원이 있는 자리에서 그분들과 함께 하려고 했던 지난 8년여 였습니다. 그것이 몸에 밴 것 같아요. 무엇보다 얼마나 진실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사귀는 것보다 조금 적은 숫자지만 진득하게 좀 사귀고 싶은 마음이다. 행정혁신에 대해 얘기한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데 있습니다. 즉, 행정에 대한 불신,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저는 ‘진심을 다하자’고 공무원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공개할 수 있는 최대치에서 선택적으로 더 공개를 하자. 행정에 대한 신뢰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자. 그리하여 제 임기가 끝나가는 4년 후에는 서산시의 결정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불신하지 않게 하자’ 이것이 행정혁신 중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는 생각입니다.

 

Q. 산폐장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은 사업자와 서산시가 맺은 입주계약서에 해지사유가 발생했다며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계약해지에 대한 입장은?

(맹) ‘왜 시민들은 서산시의 자문변호사 의견에 대해서는 믿지 못할까?’ 시에서 선임한 변호사들의 판단이 틀릴 것일까요? 이것 역시 불신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산폐장 반대 측 변호사들의 의견처럼 서산시 자문변호사들의 의견도 저는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행정을 하는 입장에서는 질서와 체계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나는 서산시 자문변호사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당장 입주계획 해지를 하지 않느냐!’ 의문에 대해 서산시의 자문변호사나 반대 측 주민들의 자문변호사나 행정소송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것인가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봅니다. 서산시 자문변호사들도 행정소송 등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것인가 하는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자문을 했다고 봅니다.

 

▲ 지역현안 관련 심도 있는 토의를 하는 맹정호 서산시장과 박두웅 편집국장

 

Q. 광역소각장 추진여부와 관련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하셨다. 위원회 구성과 방향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맹) 소각장과 관련해서는 민선7기 시민의서산 준비기획단에서 권고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사업의 중단과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권고였습니다. 이에 현재 공론화 과정을 밝고 있습니다. 곧 법률적인 검토와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집니다. 중요한 것은 공론화 과정이 하나의 요식행위가 아닌 주민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이 민주적이며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결정이 나오든 간에 주민들이 수긍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론화 과정 속에서 ‘주민들의 찬반의견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내지는 ‘결정과정이 어떻게 신뢰를 얻을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더 가지고 추진하려고 합니다. 1년 안에 소각장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시기는 연말이나 연초 정도로 좀 앞당겨 질 것 같습니다.

 

Q. 터미널이전문제, 수석지구 도시개발과 관련해서도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인가? 이에 대해 취임 1년 이내에 결론을 내겠다는 공약을 했다. 현재 추진과정에 대해 말씀해 달라?

(맹) 서산시의 전체적인 도시계획을 고민하면서 더불어 터미널 이전과 관련 ‘1년 안에 종지부를 찍겠다’라는 것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어떤 판단과 결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취임 후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공론화 위원회를 밟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터미널 이전문제는 서산시의 정책결정을 통해 주민갈등을 해소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터미널 이전문제에 대한 결론은 좀 더 편하게 해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Q. 태양광, 묘지, 기업체 입주, 해미공군 훈련으로 인한 소음피해 보상 등 마을주민들의 보상병이라는 비판과 정당한 권리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생활 속 갈등에 대한 행정의 역할은? 또 큰 틀에서 지역사회 갈등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씀해 달라?

(맹) 태양광시설 발전과 관련 인허가 신청이 많습니다. 문 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재생에너지, 대체에너지, 태양광 발전을 정책적으로 지원 육성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새로운 에너지를 찾는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주민들과의 갈등이 문제입니다. 사업자와 주민, 주민과 행정기관 간의 갈등문제가 고민입니다. 기본적으로 마을의 앞산과 뒷산을 깎아 태양광 설치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저수지도 당초 목적대로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이 법률 즉 허가조건에 맞춰서 가지고 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답답한 마음입니다. 주민들이 민원을 가지고 왔을 때 이런 얘기를 합니다. ‘법률적으로나 행정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일단 행정소송으로 가야되고 그렇게 된다면 행정 비용이 너무 많아지죠. 그러기에 사업자와 주민들 간에 소통을 위한 테이블을 좀 많이 만들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요즘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자신들이 사는 마을에 태양광을 만들겠다는 것에는 민원이 없습니다. 주민들 스스로 희망하는 일이니까요. 그것도 또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갈등해결과 관련 첨언한다면 이번 하반기 조직개편에 갈등관리팀을 만들려고 합니다. 사회가 다양하고 복잡해질수록 갈등 또한 다양하고 복잡해지지 않습니까. 이제 이런 갈등관리가 행정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갈등관리팀’이든 ‘갈등조정관 제도’ 등 이름은 다를수 있지만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Q. 민선 7기 자치혁신, 행정혁신, 시장혁신을 3대 혁신으로 제시했다. 그럼 “80%는 같게, 20%는 더 새롭게”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안정과 혁신, 행정의 연속성과 변화 등 다양한 해석이 있다. 여기서 80, 20%라는 구체적 숫자가 의미하는 것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맹) 극과 극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80%는 같게, 20%는 새롭게’라는 말은 앞선 사람들이 쌓아온 일들은 잘 계승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이기에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고민을 하는 겁니다. 바꿔서 좋은 것은 더 바꿔서 새롭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8:2라는 수치는 보수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100%를 바꾸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방자치제도에서 지방의 역할은 20%밖에 안 됩니다. 그렇다면 시장의 권한 범위에 있는 20%는 다 바꾼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전자냐 후자냐 그것에 대한 판단은 안하려고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새롭게 하겠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Q. 지역경제가 어렵다. 서민의 삶은 고달프다. 고령농, 소농, 부녀농 등 농민이 어렵고, 새벽노동시장은 일자리가 없고 청년실업은 높아만 간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경제 부양책으로 어떤 것이 있나?(일자리 창출, 농수축산업, 소상공인 분야)

(맹) 답답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일단 기본적인 두 가지를 놓고 보면 첫째, 저출산 고령화인데 이는 단순히 인구변동과 인구정책이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선 결코 쉽지 않은 사안입니다. 둘째, 흔히 말하는 4차 산업 혁명입니다. 이 때문에 제조업의 일자리들이 계속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은 일자리와 관련해서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기업을 유치할 때 장치산업보다는 자동차관련 제조업을 좀 육성해야겠다는 것과 제조업 플러스 중소기업도 좀 붙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대산 석유화학공단같은 경우는 큰 회사지만 고용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기에 플러스 인원을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 즉, 특화된 중소기업들을 좀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통해서 일자리를 늘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둘째, 소상공인들이 어렵습니다. 한 집 건너 하나가 빈 점포인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도심지를 개발하면 원도심이 피폐해져 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그중 하나의 예입니다. 호수공원이 생겼더니 중앙로가 전부 황폐화됐듯이 말입니다. 저는 도시재생 사업에 관심이 높습니다. 선거 때 원도심을 청년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원에 가보니 ‘나혜석 거리’가 있던데 참 괜찮더라구요. 원도심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거리로 만들려고 합니다. 덧붙혀 원도심 주차 문제도 다시 검토해서 바로 잡을 생각입니다.

 

Q. 복지는 중앙정부 예산과 밀접한 관계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서산시 복지플랜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민선7기 복지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맹) 저는 민주당 소속의 젊은 단체장이지만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조금 보수적인 편입니다. 우선 지방정부차원에서 보조금 형식의 사업을 늘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어떻게 챙길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복지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직업만족도를 어떻게 하면 높여 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복지종사자들이 행복해야 복지 수혜를 받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 줄 수 있다는 관점에서 말입니다. 경쟁적으로 무엇을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각지대에 계시는 분들을 찾아내는 일, 그런 일들은 꼭 해 볼 생각입니다.

 

Q. 시민과 서산시대 독자에게 한 말씀?

(맹) ‘선거 때는 큰 소리 쳐가며 내가 다 할 테니 뽑아만 주십시오.’ 그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이 되고나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될까? 혼자 할 수 있다고 해서 혼자 결정을 해서 추진하는 게 과연 맞을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시민의 서산입니다.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의견을 모아서 가부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앞서 주저한다든지, 게으르다든지, 결정 장애가 있어 판단을 더디게 한다든지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그래서 시민을 시 행정의 주체로 앉히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행정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들을 더 많이 만들 것입니다. 시민들도 서산시 행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요구를 하는 것만이 주인의식이다’라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

시민 여러분! 앞으로도 우리 서산시는 언제나 주민 가까이에서 함께 동행하겠습니다. 가내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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