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지금은 어떤가요.. 잘 계신가요?

서산시대l승인2018.08.22l수정2018.08.22 16:4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장갑순 서산시의원

더위가 온 나라를 덮쳤다. 더위에 묻힌 시민들의 일상이 변했다. 더위를 피해 길을 떠난 사람도 있고 더위에 패하여 쓰러진 사람도 있다. 더위는 그렇게 우리의 마음과 삶의 지도를 바꾸어 놓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더위가 자리를 비켰다. 곧 찬 기운이 비운 자리를 채우리라. 지칠 대로 지친 그대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찬 기운이 일면, 으레 따뜻함을 찾는다.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뻗기도 한다. 전국각지에선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고 작년에 비해 올해는 사랑의 온도가 낮다는 어느 아나운서의 낯익은 멘트와 종소리, 그리고 내리는 눈이 교차한다.

사랑이 겨울에만 필요할까, 왜 겨울에만 유독 이러한 풍경이 보이는가. 추워서다. 마음이 시려서 따스함을 나누고 싶어서, 온정을 나누고 싶어서 그렇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계절과 상황에 따라 변하듯 마음이란게 시도 때도 없이 변한다. 연인과의 만남과 헤어짐도 그렇다.

그렇다면, 고향에 대한 생각은 어떨지... 전국에 뿌리내린 향우회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에서 자생적으로 돋아났다. 일 년에 한두 번 모임을 갖기도 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고 그때 그 시절의 향수 때문이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입을 쩍 벌리는가 하면, 무엇이 그렇게 못마땅한지 입을 삐쭉 내민 모습이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웃음 짓게 한다.

추억이 깃든 그곳, 고향으로 보내는 세금이 있다한다. 다들 떠난 고향에 세금을 내어 돕고 특산물을 받는가 하면 세금으로 면제 받는 것. 고향세다. 고향에 세금을 낸다니 참으로 발칙한 발상이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10년 전 부터 도입해 어느 정도 정착됐고 성공도 거두었다.

우리도 한때 논의됐던 고향세를 문재인 정부가 재점화했다. 지방재정자립을 위해서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재정의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경제를 안다는 분들께선 말한다. ‘뭔가 그럴 듯 해보이지만 큰 고민이 없다. 차라리 기부를 해라.’ 새로운 발상이 또 묻혀야 하나...

지자체 85곳이 30년 내 종적을 감춘단다. 소멸된다는 뜻이다. 고향이 없어진다는 뜻도 된다. 출생하는 아이가 없어서 그렇다. 출생은 해야겠는데 병원이 없다. 타 지역으로 가서 출산하라니 어안이 벙벙하다.

2016년 충북 괴산군은 신생아가 120명이라고 한다. 사흘에 한명도 안 된다.

왜 사람들이 서울을 고집하나? 서울은 돈이 많다. 직장도 많다. 인구가 많으니 세금도 많다. 고향세는 이 세금을 고향에 조금 나누어 주자는 것이다. 공짜로 주자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강제성이 있는 것 아니다. 원하면 내면 된다. 대신 지방이 특산품을 주겠단다. 지방도 알리고 지역경제도 살려 인구를 유입하자는 취지다. 결코 비하할게 아니다.

현재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안’ 10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기준을 정하고 주체를 따져야 한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제일 어려운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도시의 반발이다. 고향세가 도입되면 필연적으로 이곳의 세수가 줄어드니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크게 보자. 인구도 움직인다. 지역에 좀 더 나누어 준다고 없어질 도시는 없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대도시에 가서 돈을 벌어오겠다며 고향을 떠났다. 악착같이 벌었다. 너무도 바빠서 부모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려웠다. 그것도 명절에나 잠깐 내려와서 백화점에서 산 물건을 나누어 주는 게 큰 효도라 생각했다. 무엇이 효도이고 무엇이 고향에 대한 애틋함인가. 사라질 고향이 있다고 한다. 이제는 영원한 추억으로 남게 생겼다.

뜨거운 여름, 동문체육대회에 참가해 자신의 성공을 뽐내고 몇 푼 안 되는 돈을 거룩하게 투척한다고 해서 학교가 발전하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관심으로 학교 발전을 위한 제도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찬 겨울, 사랑의 온도탑을 배경으로 ‘올해 사랑의 온도가 낮다’는 아나운서의 말처럼, 반짝하다 사라지는 관심이 과연 어려운 이웃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고향이 힘들어 하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의 수는 줄고 유입되는 인구보다 빠져 나가는 인구가 더 많다. 지자체 스스로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노릇. 고향을 위해 무엇이든 하고픈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 고향세 제도화를 통해 고향을 위한 일. 한번 해보자. 대도시도 기꺼이 응해 보자.

더위가 자리를 내주었다. 곧 찬바람이 인다. 명절도 다가온다. 고향을 찾는 발걸음. 많아질게다. 두 손에 선물 보따리가 가득하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반짝하는 관심과 사랑은 잠시뿐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매일 안부를 묻는 것처럼 고향에도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고향... 그곳은 우리의 부모님이 사는 곳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자랐다. 이제는 우리가 보답할 차례 아닌가? 어떤가, 한번 고향에게 물어보자. 지금은 어떤가요... 잘 계신가요? 라고 말이다.


서산시대  webmaster@sstimes.kr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산시대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임직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356-804 서산시 안견로 265 2층(동문동)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665-1412   |  팩스 : 041)665-1413
사업자등록번호 : 316-81-26582   |  발행인 : 류종철  |  편집인 : 박두웅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창연 편집부장
Copyright © 2018 서산시대. All rights reserved.  |  inews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