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서산을 서산답게...지역박물관이 필요하다

서산시대l승인2018.08.22l수정2018.08.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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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웅 편집국장

수년전 취재차 음암면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인근 부장리 고분과 관련 많은 유물들이 초등학교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 차 가본 것이다.

현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유리로 만든 초라한 찻장은 깨져 있고 먼지가 수북하게 앉아 있었다. 물론 그 속에 있는 토기조각이나 화살촉, 석기 등은 제멋대로 나뒹굴고 있었고, 아무도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역사에 관심이 많던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조각들을 모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분이 전근을 가신 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방치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문화재 관리수준은 경제규모에 비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 1945년 독립과 더불어 중앙박물관은 유물의 상당수를 조선총독부 박물관의 소장품을 고스란히 인수받았다. 패망하여 도망가는 일제가 제대로 인수를 해줬을 리 만무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졸속발굴과 제대로 된 조사보고서조차 없는 유물이 허다했다.

더구나 해방을 맞았지만 한국인 중에 발굴이나 유물관리 전문인력은 사실상 전무했다. 여기에 이어지는 한국전쟁으로 박물관 소장품의 관리는 엉망이 되었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재 제자리찾기 일환으로 돌려보내는 서산지역 출토 유물리스트에도 ‘본관’이 2점, ‘신수’가 243점이 된다. ‘본관’이란 조선총독부 박물관(본관)에서 인수받았다는 표시다. 또 ‘신수’는 해방 이후 새롭게 구입 또는 인수했거나 기증받은 유물의 번호이다.

살펴보니 이관 목록에는 보원사지 출토 통일신라시기 유물로 추정되는 금동여래입상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신수 1818’ 소장품 번호가 적혀있다. 그러나 1918년 총독부 시절 옮긴 고려철불이나 전 보원사지 철불 등의 경우 1918년 이전이라는 기록이 있는 반면 금동여래입상 이전시기가 아리송하다. ‘신수’라는 유물번호를 보면 아마도 해방 이후 언제인지 몰라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입고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참에 보원사지 출토 유물중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 목록도 살펴보았다. 대표 유물로 백제시대 조성으로 추정되는 금동여래입상, 고려시대 조성으로 추정되는 청동인왕산, 금동여래좌상, 5층석탑 사리장엄구 등이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서산시청 담당부서에 이번 이관 유물에 대한 질의를 위해 연락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묻기 어려운 상황. 시청에서는 이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주박물관으로 이관되는 유물과 관련 아무런 내용도 전달 받은 것이 없다고 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어어질수 있을까. 지역내 박물관이나 유무런시관조차 없으니 유물을 관리하는 전문인력도, 이를 연구하는 조직도 없는 것이 현실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담당공무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참담하지만 이런 시스템하에서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 지에 대한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다.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삶의 터전을 정하는데 ‘돈’이 아니라 ‘문화’라는 점에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올 만한 시대가 된 듯하다. 아직까지는 중고등학교가 삶의 터전을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고 부동산 가격도 그에 따라서 오르지만 앞으로는 좋은 박물관이나 문화기관이 있는 곳이 바로 맹모삼천지교의 마을이 되는 때가 오지 않을까.

배우러, 놀러, 사색하러, 혼자서 놀러 그리고 사람 만나러 등등의 이유로 박물관이 필요한 시대가 오는 것이다. 박물관은 실제 배움터일 뿐 아니라 놀이터이자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는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이번 정부가 문화정책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바로 지방문화의 활성화이다. 바로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잡는데 핵심적인 수단의 하나가 될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 바로 박물관이다. 바로 지역 삶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타 지자체마다 지방분권과 함께 문화분권, 문화주권을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서산시도 이제 문화재 관리 및 연구, 운영 등에 대해 새로운 철학적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삶에 필수적인 공간으로서 박물관이 필요하고 그 운영의 질이 좋은 것은 바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지역사회가 미래에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박물관의 진취적인 운영에는 사회적인 사명감으로 무장된 창의적인 학예전문가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 새로운 생활문화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도 박물관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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