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림업 농구교실 문다빈 대표

 

“코트에서 배운 건 농구 뿐만이 아니었어요”

학생들이 도전정신으로 기술 하나씩 익혀갈 때 성취감은 ‘희열’

 

대한민국에서 운동 선수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TV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지는 프로의 세계는 꿈만 같고 달콤해 보이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이다.

프로에 진출하는 비율은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전체 선수들 중 2%에 불과하다. 100명 중 98명은 다른 삶을 살아야하는 위기에 놓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위기는 아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위기가 있으면 기회도 있기 마련.

국내 최고의 농구 명문대학 중앙대학교 농구선수였던 문다빈. 26살 청년에게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과한 표현일 수 있겠으나 그는 선수생활에서 지도자의 길로 그 방향을 바꿨다.

고향에서 농구교실을 연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토요일 인지면 차동초등학교 뒤편에 위치한 ‘문다빈 드림업 농구교실’을 찾았다.

“태안중학교에 다닐 때 무조건 운동이 좋았어요. 달리기 등 운동이라는 운동은 다 좋아했어요. 특히 키가 커서 그런지 농구가 좋았어요. 체육대회에서 항상 1등을 하곤 했으니 아마 어린 나이에 뿌듯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선수생활을 해보신 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아버지께서도 유도선수를 하셨기에 제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했어요.”

그렇지만 문다빈 군은 농구를 위해 태어 난 것인지도 모른다. 중학교 때 키가 188cm에 달했으니 말이다.

문 군은 어머니를 졸라 농구부가 있는 중학교에 테스트를 신청, 대부분의 학교에서 합격을 받았다. 그중 정덕화, 강동희, 김승현, 신기성, 이충희 등 유명한 선수들을 배출한 농구의 명문 인천 송도중학교를 택했다. 인천은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하고 외가가 있기 때문. 이렇게 중학교 2학년부터 송도중학교로 전학한 그는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명문인 송도고를 거쳐, 대학농구의 명문 중앙대학교에 들어갔다.

 

▲ ‘드림업 농구교실’ 회원들과 문다빈, 김다솜 선생님.

 

‘프로만이 길이 아니다’

강동희 농구교실 강사로 제2의 인생 개척

 

문다빈은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도 농구를 통해 돈을 번다거나 그런 건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그저 농구가 너무 좋아서 평생동안 하고 싶었습니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농구를 사랑했던 그가 농구를 그만둔다는 결정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 그만 두게 된 것일까.

“대학교 때 프로가 꿈인 선수들과의 갭이 있었어요. 그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선수로 커 온 선수들이었고, 그러다보니 감독이나 코치들도 그들 위주로 팀을 운영했지요. 자존심도 상하고 억울한 측면도 있어 훈련 도중 펑 펑 울었던 적이 있어요. 선수간의 차별을 받아 들이기에 너무 힘들고 마음도 어려웠어요”라고 말을 뗐다.

 

▲ 중앙대학교 농구부

 

운동중 부상으로 문 군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고, Mental training 코치와 상담을 하게 됐다. 코치와 선배들의 조언은 ‘농구교실’에 대한 새로운 꿈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농구를 좋아했고, 평생 농구를 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일도 농구 관련 스포츠계에서 일하고 싶었지요. 그런 저에게 농구교실은 새로운 희망이며 도전이었습니다.”

문 군이 문을 두드린 곳은 강동희 농구교실. 그곳에서 5년 동안 강사로 일하면서 지도자의 품성을 배웠고, 무엇보다 가르친다는 일이 자신의 적성과 너무나 잘 맞는 길임을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한 가지씩 가르쳐 주고, 이를 습득하기 까지 도전과 인내를 이끌어 주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한 희열을 느꼈다. 

그렇게 5년여의 시간들. 문 군은 문득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특히 농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서산 고향에서 자기만이 할 수 있는 농구교실을 열어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삶, 인내하는 길, 함께 살아가는 팀플레이’를 가르쳐 주고 싶었다.

“저는 농구를 통해 기술적인 것만 배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코트라는 교실에서 동료들과 협력과 선의의 경쟁, 선수들간의 의사소통, 팀 훈련을 통한 자아성찰 등 농구를 통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농구교실이 반드시 프로선수를 양성하는 곳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도전과 인내, 따뜻한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문군은 이어 “저 같이 다소 소심한 친구들을 내가 누구보다 더 잘 이해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요. 슈퍼스타가 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성 발달에 팀 훈련은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 드림업 농구교실 학생들

 

문다빈 드림업 농구교실

문을 연지 8개월...회원수 130여명 ‘인기’

 

서산은 인구 17만의 중소도시다. 더구나 농구의 불모지로 농구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이 척박한 곳에 ‘문다빈 드림업 농구교실’이 문을 열었다.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건강과 도전과 인성교육을 전수하고 싶었다. 농구교실은 문다빈이 서산시 최초다.

강사는 문다빈 군과 김다솜 선생이 맡고 있다. 김다솜 선생은 온양중, 온양여고 엘리트 선수로 극동대학교 농구부 선수와 2017년 이상백배 한국대표를 지냈다. 또 문군과 같은 강동희 농구교실 강사 출신이기도 하다.

 

▲ 제16회 대전광역시장배 생활체육 전국농구대회에 초등부 고학년 부문 3위

 

전국대회 첫 출전 3위 기염

“1승만 하자고 출전한 대회였는데...”

 

문다빈 드림업 농구교실이 문을 연지 8개월. 길게는 5개월, 짧게는 3개월의 훈련을 거친 선수들을 구성 지난 8월 10~12일 제16회 대전광역시장배 생활체육 전국농구대회에 초등부 고학년 부문에 참가했다.

18개팀이 참가한 경기에서 1승이라도 해보자는 첫 출전. 결과는 연승 가도를 달리며 무려 3위라는 대단한 기록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농구교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성과 협조 속에 이뤄진 쾌거였다.

 

▲ 드림업 농구교실 학생들

 

문다빈 드림업 농구교실에서는 개별로 회원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팀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초등부, 여성부, 일반인로 나뉘어 있다. 또한 초등부에서 기초반, 중급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유는 ‘기본기에 철저히’라는 문다빈 대표의 지론 아래 클래스별로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드림업 농구교실 학생들

 

더불어 중급반과는 달리 기초반에서는 수업 후에 게임을 진행하지 않는다. 기본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게임을 했다가 아이들이 다치기 쉽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기초반에서는 게임을 통한 즐거움보다는 기초를 더욱 튼튼히 하여 실력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 드림업 농구교실 학생들

 

대신 수업을 진행할 때 아이들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상황을 우려, 기본기 수업을 진행할 때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가미해 이들로부터 즐거움을 이끌어내고 있다. 때문에 아이들 입장에서는 게임 없이 기본기 수업만 받더라도 짜증을 내지 않고 즐거움을 먼저 느끼며 수업에 임하고 있다.

 

▲ 드림업 농구교실 학생들

 

한편, 문다빈 드림업 농구교실은 농구에 대한 저변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일요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산시시민체육관에서 무료강습회도 열고 있다.

문다빈 드림업농구교실. 농구의 세계속에서 도전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농구교실 안내 : 서산시 인지면 쌍효성동길70 드림업 농구교실, 회원등록 문의 010-5818-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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