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의 길’ 자서전 출간...2년여의 생생한 기록 ‘감동’

▲ 조한근 서산시 문화예술과장

“후배 공무원들에게 참고자료로 남기고 싶었다.”

면장으로 근무하며 일상생활부터 지역현안까지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면장의 길’이 발간되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운산면장을 지내고 현재 서산시청 문화예술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한근 과장.

조한근 과장은 문화예술과장으로 옮기기 전 운산면장을 역임하면서 취임부터 이임까지 약 2년간의 생생한 기록을 ‘면장의 길’이라는 자서전에 남겼다.

자서전에는 운산면장 부임 첫날 마음가짐과 운산면 최대 현안인 갈산리 유기물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각 이장들, 주민자치위원들이 일괄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갈등의 정점에서 면장으로써 주민들과 수차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또 문학작가의 시선이 아닌 면장직을 수행하면서 면지역의 행사, 사회, 역사 기록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민원과 행정개선사항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자서전 곳곳에는 면장으로써 지역현안에 대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나 어려운 현실 앞에서 좌절하는 인간적인 마음도 잘 녹아있는 등 공적보다는 어려움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나가 잔잔한 감동도 주고 있다.

“항상 겸손하고 자기의 말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한근 과장.

그는 충남 태안 출생으로 태안고등학교, 한국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실용중국어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조한근 과장은 1981년 지방행정공무원을 시작으로 1987년 서산읍사무소 ,2009년 기업유치팀장, 2014년 감사팀장, 2016년 운산면장에 이어 현재 문화예술과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 다음은 일문 일답이다.

 

▲ 취임부터 이임까지 약 2년간의 생생한 기록을 한 ‘면장의 길’ 자서전

 

미니 인터뷰 조한근 문화예술과장

 

Q. 운산면장으로 재직하면서 2년간의 기록을 남긴 이유는?

처음부터 책을 출간할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배여서 하루하루 일들을 메모하다보니 양이 늘었고, 후배 공무원들에게 참고자료로 남기고 싶어 부족하지만 출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삶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습니다.

 

Q. 운산면장 역임 당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민원에 대해 현장을 찾아가는 ‘현장행정’으로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간의 공무원 경험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자세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면 직원들에게도 ‘무조건 들어라’라고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경청해야합니다.

그런 다음에 관련부서와 협의하여 결과를 낼 때까지 시 행정과 주민 사이에서 충실한 중재자 역할을 다할 때 주민들도 한 발 양보하여 서로가 합의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갈산리 유기물비료 공장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저의 이런 생각에 대해 주민들께서 많이 이해해주시고 양보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Q. 운산면장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지금도 폭염이 계속되니 가뭄과의 전쟁이 가장 많이 생각납니다. 당시 3년 연속가뭄을 겪으면서 가뭄대책 재원을 확보하고 지하수 관정을 찾기 위해서 농부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녀도 물이 나오지 않았을 때 실망한 농부들의 표정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 속마음도 새까맣게 탔지요.

업친데 겹친격으로 가뭄이 오면 화재도 같이 오는 법이라고, 가야산 문수사 야산 화재 등 대형화재로 3일간 화마와 사투를 벌였는데 공직생활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여서 당황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수많은 분들의 합심으로 진화되었지만 한 사람의 부주위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 사고였습니다.

가장 보람이 있다면 면장을 떠난 지금에서도 면민들이 가끔 “조한근 면장! 열심히 했고 고마웠어~ ”라고 전화를 주실 때 공무원으로서의 보람을 느낍니다.

 

Q. 현재 문화예술과장을 맡고 있는데 중점을 둔 계획이 있다면?

운산면에 있을 때 운산면은 국보84호인 서산마애여래삼존불, 보원사지 등 문화재가 많이 산재되어 있는 곳으로 문화유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지역문화재는 단순한 역사의 기록물이라는 의미를 뛰어 넘어 지역의 미래이고 소중한 우리 지역정신의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분야는 유형 못지않게 무형의 효과가 더 크다는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잘 보존하고 발굴하며, 육성 발전시키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또 서산시에는 문화예술단체가 105개정도 있습니다. 앞으로 예산지원도 특정단체가 아닌 ‘시민참여형’으로 유도하여 시민들이 문화예술활동의 중심에 서는 방향으로 지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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