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개인들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을”

▲ 명가을 작가는 서산 원도심 복합문화공간 <문화잇슈>에서 7월 22일까지 전시회를 열고있다.

“나의 작품들이 그 아름다운 세상에 작은 점이 되길 바래”

 

서산시문화도시사업단은 작년말 서산 원도심에 복합문화공간 <문화잇슈>를 개관하고 청년·시민들과 다양한 문화활동을 공유하기 위해 전시, 세미나, 워크샵, 문화아카데미, 아트샵 등을 개최하고 있다.

기자가 그녀를 만나러 간 날은 6월 30일(토)부터 7월 22일(일)까지 ‘명가을 작가(1984년생, 서산출생) 개인전’을 여는 첫날.

날씨는 장마와 태풍으로 종일 비가 온다던 기상예보와는 달리 화창했고, 약속시간에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 선 그녀는 마치 방금 바다속에서 세상에 나온 듯 짙은 바다색깔 파란 원피스를 입고 나타났다.

 

‘who am I' 탄생 스토리

젊은 날의 방황...또 다른 내면의 자아를 찾아

▲ ‘who am I' 대표작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작가의 작품들은 캔버스 대신 도자기를 믹스 매치함으로써 인형부터 생활 소품까지 일상의 미학을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다.

대표작 ‘Who am I?'는 작가의 “나는 누구이며 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라는 자아의 물음에 답을 찾아나가는 내면의 방이자 표출의 산물이다.

’쿠브박스‘에는 작가가 빚고 굽고 채색한 흙 알맹이들이 다양한 성향의 자아가 담겨 있고, 바로 그 과정에서 새롭게 탄생한 온전히 또 다른 ‘내가’ 도자 아트토이로 창조되고 있었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는 누구지?”

젊은 날의 방황과 작업 세계에 대한 회의로 한 달여 동안 목적지 없는 여행으로 보내 던 어느 날. 그녀는 가슴 속 깊은 내면으로부터 무언가 표출하고 싶은 욕망에 이끌려 작업실로 돌아왔다.

“나는 누구지? 내 안에 도대체 또 누가 있는 거야?”

“손 안에서 흙 알갱이들이 일그러지고, 뭉치고, 다듬어지면서 투박하게 드러나는 형상들. 거기에는 웃음, 사랑, 행복, 미움, 질투 등 온갖 색깔로 쏟아지는 또 다른 나의 모습들이 있었다.”

작업대로 쏟아져 나온 자신의 내면에 있던 자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문득 이들을 담을 자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산출신의 청년작가 명가을. 그녀의 대표작 ‘who am I'는 그렇게 탄생했다.

“나의 자아들은 색깔로 표현하면 팝적이랄까. 칼러플하고 밝고 둥글둥글해요. 새초롬하거나 도도한 아이 표정도 있지만 웃는 표정이 제일 많죠. 그리고 많이 행복해 해요.”

“작품마다 도도, 무무, 크크, 다 이름이 있어요. 어머니는 작품을 보며 저의 어릴 때 모습과 꼭 닮았다 말씀하세요. 저를 아는 친구들도 ‘최고의 나르시즘이다’라고 놀리곤 하는데 아마도 어릴적 제가 가장 행복했었던 것 같아요.”

 

팝아트의 칼러와 형태, 도자 작업방식에 눈뜨다

홍익대 박경주 교수, 새로운 도자 세계 열어줘

▲ 캐릭터 작품들

 

명가을 작가의 도자 아트토이는 도자기와 회화를 기반으로 오브제와 같은 매체를 결합시킨 도조회화작업의 산물이다. 국내에는 아직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분야다.

서산여고를 졸업한 그녀는 그림을 좋아했고, 캔버스에 그려지는 그림보다 입체감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로 단국대 도예과를 지망, 진학했다.

“대학생활은 기대와 많이 달랐죠. 지금은 대학시절 학업이 도움이 되지만 어린 당시로써는 전통도예만을 강조하는 학풍은 팝적인 성향을 꿈꾸던 개개인들의 취향을 이끌어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죠. 이러다보니 휴학에 패션디자인이나 산업디자인으로 전과도 고려했었죠.”

질식할 것만 같았던 대학시절, 그녀에게 희망의 꿈을 선사한 이가 있었다.

2학년 때 박경주 교수(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교수)를 만나게 된 것. 박 교수의 작품세계는 네오팝 스타일로 그녀는 ‘환상공간’ 또는 ‘환상인간’이란 제목으로 조각, 혼합매체(mixed media), 페인팅, 영상설치,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트상품으로서의 그릇과 가방 등을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명 작가는 박 교수에게 팝아트의 칼러와 형태, 도자 작업방식 등 새로운 도자 세계를 배웠다. 또 이어지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연구 발표를 통해 또 다른 세계도 발견했다.

명 작가는 대학 졸업 후 2008년부터 도자 스튜디오 운영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오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업활동을 시작했다.

▲ 캐릭터 작품들

 

베이징, 상해, 대만 등 해외 활동 활발

SM, YG엔터테인먼트 등 캐릭터 작업도 진행

▲ ‘who am I' 작품들
▲ ‘who am I' 작품들

명가을 작가는 최근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캐릭터 ‘크렁크’를 도자피규어로 제작하여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선보인 바 있다. 그밖에 2013년부터 다수의 전시와 아트페어에 참여했으며, 아트콜라보로 아티스트 태연, 레드벨벳을 아트토이로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에 중국 컬렉터들의 문의가 많다. 그러다보니 중국 베이징, 상해, 대만 등 아트토이 쪽으로 진출이 활발하다.

서산출신의 청년작가 명가을. 그녀는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개인들이 모여 결국 세상은 사랑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고, 나의 작품들이 그 아름다운 세상에 작은 점이 되길 바란다”며 “저의 작품 속에 자라지 않은 아이들은 무언가 열심히 찾고 맑게 표현하던 어린 날의 우리를 닮았다. 이 아이를 보며 밝은 에너지를 선물 받길, 조금은 유쾌한 나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명가을 도자 아트토이 작가

▲ 작업중인 명가을 작가. 채색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Q.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

우선 우리나라에 도자로 아트토이를 만드는 작가가 많지 않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나의 정체성은 나 혼자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관계 안에서 형성된다. 여성이며 한 가족의 구성원이고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이외의 나의 존재가 여러 관계 속에서 조금씩 다르게 해석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의 작품은 1030℃에서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by1030이다. 그 이름처럼 인형부터 생활 소품까지 우리 생활에 따뜻한 온기와 감성을 불어넣어주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 행복을 주고 싶다.

 

Q. 미술인들은 소속된 단체가 많다.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는가?

그동안 별다른 소속이 없었다. 작년 서미회(서산지역출신 작가모임, 박소희 회장)에 들어가 활동하고 있다. 고향출신 작가들의 모임이라 애착이 간다.

 

Q. 앞으로 서산에서의 활동은?

현재 활성동 마을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벽화를 만드는 작업이다. 흔한 벽화보다 특색, 재미, 사람들이 찾아오는 벽화를 남기고 싶다.

예전에는 고향에서 예술활동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사실 지역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것에 두려움도 있었다. 이번 서산도시문화사업단이 큰 도움이 되었다. 사업단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청년작가들에게 자극을 주며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고 있다. 앞으로 고향에서 전시를 갖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김영선 기자 noblesse0550@hanmail.net

 

 

명가을 작가 경력

 

2008 단국대학교 예술조형학부 도예학과 졸업

 

주요전시약력

2018 7/5~11(예정) 3인전 (서울,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2018 6/30~7/22 명가을개인전 “Who am I?” (서산, 문화잇슈)

2018 마을미술 프로젝트. 활활 프로젝트 (활성동, 서산)

2017 제42회 화경도예전 (코엑스, 서울)

2017 제37회 서미회 초대전 (서산창작예술촌, 서산)

2017 YG엔터테인먼트캐릭터 크렁크x콜라보 (Saatchi 갤러리,런던)

2017 성수 연무장길 노파킹스트릿아트 프로젝트 (성수동,서울)

2017“꽃길만 걸어요” (유니베라, 서울)

2016베이징디자인위크 프리뷰 단체전 (오매갤러리, 서울)

2016 예쁜일곱살 (오매갤러리, 서울)

2016 선유, 문화에 물들다 개인전 (스튜디오 프링크, 서울)

2015서울디자인페스티벌(COEX, 서울)

2015 부산디자인페스티벌(BEXCO, 부산)

2015 COAF (웰리힐리파크,횡성)

2015 대한민국공예품대전(COEX, 서울)

2014 한국미술경영연구소 7주년 기념 초대개인전 - 행복의 발견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4 초대 개인전 행복쇼핑 (갤러리 미르, 대구)

2013 만화 속 예술 · 예술 속 만화(ART PARK, 서울)

2013 아트팩토리 개관10년 특별전 CAR STORY (아트팩토리, 헤이리)

2013 5색의 향연 (Gallery H ,울산)

2013 미술경영연구소 6주년 기획전 (우림화랑, 서울)

2013 부산아트쇼(갤러리전, 부산)

2013 아트로드 77 (아트팩토리, 헤이리)

2013 colorful spring (신미화랑,대구)

2013 현대자동차팝아트 컬렉션 (H-ART,울산)

2013 33人의3호 삼삼한그림(csp111아트스페이스,서울)

 

주요 참가페어

2018 상해 토이쇼 (상해 STS, Shanghai)

베이징 토이쇼 (베이징 BTS, Beijing)

아트토이컬쳐 (COEX, 서울)

2017 Taipei toy festival 2017 (HUASHAN1914 CREATIVE PARK,Taipei)

서울공예트랜드페어(COEX, 서울)

서울디자인페스티벌(COEX, 서울)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COEX, 서울)

2016 베이징디자인위크 (798예술구,Beijing)

아트토이컬쳐 (COEX, 서울)

리빙디자인페어 (COEX, 서울)

 

그 외 다수 아트페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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