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우리는 부활하고 있는가?

발행인 류 종철 류종철l승인2018.04.12l수정2018.04.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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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성스러운 기쁨이 온 세상에 가득하다. 부활절에 기쁨으로 나누는 알록달록한 계란의 의미는 무엇일까? 온갖 인간들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지 사흘 날에 무덤의 돌을 깨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이 이 시대에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죄악과 유혹에 물든 육신의 껍질을 깨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새로 태어남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사랑의 말씀처럼, 자기만을 위하는 좁은 의미의 사랑보다 범위를 넓혀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고 실천하라는 공동선의 의미를 배운다.

그러나 이런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이웃의 아픔, 불행, 가난을 애써 외면하고 나, 또는 나의 가족만을 위한 욕심에 눈이 멀어 있다.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할 이웃의 불행을 오히려 모욕하고 저주하던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의 일베들의 폭식 의식 같은 어처구니없는 행동은 항상 공동선의 가치를 무색하게 한다. 이들의 행동은 크기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지랴!

가족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어 놓을 수 있는 사랑이 가난하고 불행한 이웃의 사랑으로 승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의 불행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행위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이웃과 함께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선과 충돌하는 이기심이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공동선과 이기심의 충돌을 조정하는 것은 정치공동체, 즉 공권력이다. 강제적인 조정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조정의 중요성은 정치공동체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 정치공동체가 이해관계를 조정할 능력을 상실하면 우리는 주인으로서 그 정치권력을 교체함으로써 공동선을 추구할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

공동선에 반하는 제도적 불합리는 공동으로 개선하려는 연대가 필요하다. 매일 누구에게 맞고 오는 아이에게는 상처를 치료하는 약을 줄 것이 아니라, 그 폭력이 행사되는 환경이나 제도를 바꾸기 위해 함께 연대하여야 한다. 우리 개개인은 하느님이 창조하시고 매우 흡족해 하신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마야부인에게서 태어나시며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우리는 이세상의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메시지다. 누구나 개개인은 무엇보다도 귀중한 존귀한 존재다.

공동선을 위해서는 바닷물이 깊은 곳을 먼저 채우듯 약자를 돕는 보조성의 원리를 행하여야 한다. 산술적인 평등이 아닌 약자를 먼저 부조하는 제도적 장치를 위해 우리는 정치적으로 연대하여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참여의 원칙은 함께 추구하는 연대의 기본이다.

우리는 혼자 존재할 수 없는 존재다. 항상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교류하며 연결된 삶을 살아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크게 생각하면 하나다. 같은 뿌리를 가진 형제요 자매가 아니던가? 좁은 의미의 나, 가족만은 위한 이기심은 내려놓고, 우리, 특히 아픈 약자들을 보듬는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선을 위한 생활, 그것은 사랑이다.

새로운 삶의 시작, 부활은 그리스도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영적인 성숙은 형제, 자매의 범위와 비례한다. 성숙된 영적 생활로 모든 이웃을 형제, 자매로 사랑하는 이타의 신앙이 진정한 부활을 아는 사람들의 자세다. 입술로는 나를 말하지만 마음은 나를 떠나 있다는 예수님의 걱정이 단지 기우이기를 부활절에 조용히 빌어 본다.


류종철  jcryud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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