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서 제일 괜찮은 곳을 말하라면, 저는 조용히 손을 내밀곤 합니다. 얼굴도 그렇고 신체도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데, 언제부턴가 손이 “예쁘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누군가 물어보면 예의상(?) 손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창피한 생각도 듭니다. 얼마나 일을 안했으면 그런 소리를 들을까 라는 자책감 때문이죠. 사실 때검사를 당하던 초등학교 시절에 검은 손톱과 거친 피부 때문에 손을 숨기고 싶었습니다. 돌아보면, 열심히 놀고 열심히 일한 훈장이었는데요. 그래서 어느 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손은 부모님의 손이었습니다. 논일
시는 4월 도서관 주간을 맞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올해로 60번째인 도서관 주간은 매년 4월 12일부터 18일까지로 도서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됐다.이에 시는 4월 20일까지 플로킹과 연계한 보물찾기, 플리마켓 등 체험행사와 인문학 특강, 독서문화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플로킹이란 스웨덴어로 ‘줍다’를 뜻하는 ‘plocka upp’와 영어 ‘Walking’의 합성어로 걸으며 운동하고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뜻하며 시는 시립도서관에서 13일 플로킹과 보물
27일 여미오미 로컬푸드 체험센터에서 사회적 농업 발대식이 있었다. 이날 참가한 15명은 80대 전후의 어르신들로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사회적 농업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농업체험 프로그램은 3월 27부터 11월까지 (더운 7월과 8월은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 2시간씩 딱딱한 이론수업이 아니라 치유농장이라고 불리는 텃밭에서 친환경으로 작물을 직접 기르는 농장체험과 소나무 숲이 우거진 황토길 걷기, 떡과 국화차 만들기 등 계절별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진행된다. 한기웅 강원대 명예교수는 최소한의 자생적 조건만 갖춰주면 생명이
사람들이 한번쯤 가고 싶어 하는 하와이의 교포성당에서 사목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무지개가 수시로 뜨는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산다는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현지인들을 만나면서 좀 더 다른 세상을 맛볼 기회도 있었죠. 거기 신부님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는데,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형제처럼 대해주는 분위기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첫모임 때 한참 어려 보이는 신부가 어깨를 툭 치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론 “버릇없이...”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 나왔습니다. 그 사건으로 제가 나이를 따져 서열을 매기는
어제 라디오에서 “정답던 얘기 가슴에 가득하고”로 시작되는 ‘제비’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문득 이제 봄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봄을 상징하는 제비를 떠올리며 선과 악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던 시기에 흥부전은 저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 처마 밑에 지어진 제비집을 함부로 하지 못했습니다. 똥을 많이 싸서 지저분해도 군말 없이 치우고 받침대를 대주는 것은 물론, 혹시 제비집에서 떨어진 새끼가 있으면 정성스레 다시 올려주었습니다. 나를 잘 기억해 달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죠. 흥부처럼 제비에
시가 시민의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2024년 인문학 산책 1기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시에 따르면 시민을 대상으로 21일부터 오는 3월 6일까지 수강생을 60명까지 모집하는 인문학 산책은 3월 8일부터 4월 12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에 서산시 평생학습관에서 운영된다.이번 인문학 산책의 테마는 ‘미래 트렌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이며 ▲우리는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생성형 AI가 만드는 인공지능의 미래 ▲AI 기술변화와 노동의 미래 ▲기후위기와 생태전환교육 ▲지
명절 전에 아버지 집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명절에는 미사를 하고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덕분에 과식을 피하고 모처럼 사람과 인터넷과 핸드폰도 신경 쓰지 않으며 속으로 “나는 자유인이다!”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계속 홀로 있으려니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가는데, 지난 잘못이 떠오르며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왜 그때 그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 내가 왜 그 정도 밖에 되지 못했을까?” 내 속 좁음과 미성숙함으로 주변 분들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들이 스쳐갔습니다. 물론 그 상황이 다시 온다 해
‘사기 천국’으로 전락한 대한민국이란 자극적인 기사를 얼마 전 보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속이고 또 속이는 세상이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법조인들은 형량이 낮고 범죄 수익 환수가 어려운 탓에 사기꾼이 늘어난다고 분석합니다. 크게 한건 하고 들어갔다 나오는 게 손해가 아니기에 이런 현상이 계속 된답니다. 연령별로는 20대 사기꾼이 26.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정상적으로 일해서 돈 버는 것으론 미래가 보장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굳이 보이스피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눈을 뜨
강아지들을 키우다 보니 성지 주변에 둥지를 튼 다른 짐승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해 집니다. 어제도 다리를 다친 들짐승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각자의 생존 방법대로 추운 겨울을 잘 버텨내길 빌 뿐입니다. 겨울은 동물들에게 혹독한 시기이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은 마음의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친한 동기신부가 많이 아픕니다. 생각해 보니 중년(?)에 접어들어서인지 여러 친구들이 몸도 마음도 병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 지치고 힘들고 아픈 분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솔직히 저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렇게 대부분이 겪고 있는 질병
연말연시에 혼자 버틸(?) 먹을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동네 마트에 들렀습니다. 계획 없이 가면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꼭 필요한 몇 가지만 사려는 비장함으로 장바구니를 들었습니다. 근데 쌓여 있는 물건들을 보면 볼수록 살려던 것을 진짜로 사야하는지 계속 갈등이 생겼습니다.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마트를 몇 바퀴 돌면서 망설임 끝에 결국 빈 장바구니를 반납하고 과감하게 나왔습니다. 새해를 맞았지만 힘든 어제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전쟁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력한 힘들이 평화와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
시가 지역의 평생교육 발전을 위해 21일 한서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서산시 평생교육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서산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완섭 시장, 함기선 한서대학교 총장 등 10명이 참석했다.시와 한서대학교는 ▲우수한 교수·강사 등의 출강 교류 ▲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관련 분야 연구·자문 ▲평생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운영 및 학습장소 공유 ▲ 평생교육 관련 분야 정보 교류와 홍보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시는 올해 외국어, 인문학 강좌, 문화예술 교육 등 102개 프로그램의 서산시민대
살다보면 종종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무리 이해하려 노력을 해도 좀처럼 답을 찾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성탄을 코앞에 둔 이 시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잔인한 전쟁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쉽게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무뎌져가는 무관심과 무기력이 우리를 지배해 갑니다. 과연 신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이런 세상과 힘없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독재자들을 그냥 두는지 화가 나지만 그 마저도 잊혀 갑니다. ‘즐거운 성탄’이라는 말을 내뱉기 민망할 정도로 어둔 그림자가 드리운 현실입니다. 한편에서
시는 지난 3월 8일부터 12월 6일까지 9개월간 서산시립도서관에서 진행한 ‘시니어 독서동아리 활동’을 성료했다고 밝혔다.시에 따르면 시니어 독서동아리는 만 50세 이상 시민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독서와 토론 등의 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시는 어르신들이 독서를 통한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시니어 독서동아리를 운영했다.시니어 독서동아리는 9개월 동안 총 39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10명의 회원이 매주 수요일마다 도서관에 모여 독서토론을 가졌다. 동아리는 조혜정 독서토론 전문 강사가 활동 방향을 잡고 이끌었다.회원들은 한 해
일상으로 식탁에서 만나는 농산물이 소비자의 손에 닿기까지 농부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기술이 녹아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새벽별을 보며 들판으로 나가 허리 펴볼 시간조차 없이 진종일 농사터에서 일하고 저녁별을 보며 귀가하는 농부들의 고된 일상을 생각해 본다면, 좀 더 좋은 조건에서 웰빙 농산물을 생산하고 충분한 가격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농업디자인을 주창하고 실천 의지를 다져가는 이유이다. 농토디자인이나 작물디자인 등 전반적인 농산업디자인은 자동차나 전자. 전기제품을
지난달 유난히 부고를 많이 받았습니다. 많은 순교자들이 묻혀 계신 성지에 살면서 죽음은 익숙한 친구이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는 일은 늘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자연스레 나의 죽음을 떠올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나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만, 사고와 전쟁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웃을 보면 그것이 사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평온할 수 있는 것은 평소의 준비로 가능할 거 같습니다. 해미에서 순교한 분들도 당시 사회에서는 비참한 죽음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신분질서가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인간이 평등하고 귀하다는
염려해 주신 덕분에 로마에 잘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외국에 가면 긴장할 수밖에 없고, 거기다 많은 외국인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근데 저를 편안하게 해준 몇몇 친구가 있었습니다. 주최 측에서 예약해 준 숙소가 중세풍의 멋진 건물이었는데, 제 방에서 기다리던 모기들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짜증이 났죠. 난방도 약해서 옷을 껴입고 자야 되고 옆방의 코고는 소리가 그대로 들릴 정도로 방음이 안 되는 것도 덤이었기 때문입니다.근데 순간, 사람 사는 건 똑같다는 것을 생각한 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교황님 숙소가 있
서산중학교(교장 강경석)는 지난 10월 20일(금) 15시 30분~17시 30분까지 본교 솔빛도서관에서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공감’이라는 주제로 '권지영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이는 학생들의 독서능력 신장과 책 읽는 행복한 분위기 확산에 이바지하고, 학교 교육 중심으로서 학교도서관 기능 강화에 기여하고자, 충청남도 서부평생교육원에서 지원하는 ‘2023학년도 서부지역 사서교사와 연계한 협력사업-학교로 찾아가는 작가 특강’이었다. 권지영 작가는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찾아가는 예술가 및 파견작가로 활동 중이며, 대표
“순천은 대도시를 꿈꾸지도 따라 하지도 않는다. 정원박람회가 그랬듯 우리 도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제대로 집중하고 투자한다면 온갖 부작용을 만들어내는 수도권 일극체제의 대한민국 판도가 분명히 바뀌게 될 것이다.”노관규 순천 시장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식을 앞두고 “순천의 다음 목표는 순천을 대한민국이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박람회 이후 굴뚝 없는 친환경 사업인 ‘애니메이션’ 기반 새로운 미래 도시를 창조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지난 4월 화려한 튤립 개화와 함께 시작한 ‘2023
저는 요즘 부담스런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로마에서 국제성지 책임자들의 학술대회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20여개의 국제성지 담당자들 500여 명이 전 세계에서 모일 텐데, 4개의 국제성지가 사례 발표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중에 해미국제성지가 들어 있습니다. 몇 백 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산티아고 같은 국제성지와 달리, 2년이 조금 넘은 우리 성지를 발표해야하는 부담감이 큽니다. 우리 성지가 많이 알려진 것도 아니고 유명한 성인이 있는 것도 아니며 기반조성이 잘 되어 있는 것도
10여 년 전 이스라엘에 처음으로 성지순례를 간 적이 있습니다. 혼자 한 달가량 머물렀는데, 최대한 저렴한 숙소를 구하다 보니 팔레스타인 사람이 운영하는 지역에 짐을 풀었습니다. 그때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그렇게 심한 갈등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아무 때나 인상 쓰고 소리 지르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나 불친절하며 우울해 보이는 유대인들에게 맑은 눈빛과 미소는 남의 일처럼 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 중에 장애를 가진 분이 유독 많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쪽 손이 불편한 사람부터 여러 형태의 장애를 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