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달을 쏘다* 오늘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보는 내내 온몸에 소름 돋도록 짜릿했습니다전율을 느껴본 지 얼마 만인지가슴 뜨거워 본 지 얼마 만인지당신이 내 심장으로 들어와 울었을 때나는 무엇으로 당신을 위로해야 할지 부끄러웠습니다달을 부수다시를 쓰다별과 바람과 하늘을 쏘다오늘 나는 당신의 품속에서 부서지겠습니다은근히 당신이 그리워 손을 잡겠습니다어쩌면 저 북간도 어머니처럼 당신을 안겠습니다자발적 절필의 끝‘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몽규야, 처중아, 병욱아잉크가 물들인 푸른 손을 누가 기억할까요시는 우리에게 무엇입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거장, 한성준·심정순가(家) 예술혼 반추‘한성준예술상 수상자’ 정승희 교수, 최고 기량의 제자들과 꾸민 춤무대 갈채받아 ‘세계적 무희’, 최승희의 신무용 명작 재안무로 관심 집중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연낙재가 주최하는 제6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이 2019년 10월 29일, 30일 양일간 남산 서울국악당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은 “근대 전통공연예술의 기원, 한성준·심정순가(家)”를 타이틀로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거장 한성준·심정순가(家)의 업적과 예술혼을
잎들의 입속으로 폐렴 증세로 쿨룩거리던 밤은행나무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여기는 은행나무 병실마른 잎들은 젖은 채 매트 위에 쌓여갔다모로 누운 은행의 눈은 감겼고팔과 다리도 묶였다씨알이 굵어야 제값을 받는다나제 몸 마르는 줄 모르고쿨룩대기만 했던 나무의 뿌리 떨어진 은행들의 신음껍질에서 나는 독한 냄새입과 코, 목까지 연결한 호스는 무균은행나무 척추에서 사이렌이 울렸다기침도 사라진 정적환청처럼 은행이 열리기 시작할 무렵젖은 잎들의 입속으로걸어간 사람 있었다 시작 노트해마다 아버지는 은행을 보낸다. 기관지가 약한 딸을 챙기는 연례의식 같
충남도에서 부남호 역간척과 관련 천수만 인근 주민 및 어촌계가 참여 한 가운데 4일 서산 버드랜드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 주민들과 어촌계원들은 “해수유통 이전에 부남호 하류와 천수만 상류에 퇴적된 오염퇴적토 준설의 필요성과 양식어장의 피해가 없는 해수유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남호는 일명 ‘고 정주영 회장의 유조선공법’으로 조성된 1982년 10월 서산시 부석면 창리~태안군 남면 당암리를 잇는 서산B지구방조제다. 이후 1985년 4월 서산B지구 내부 개답 공사와 담수호의 탈염 작업, 1986년에는 일부
‘울산 태화강'를 끝으로 『천수만·가로림만의 생태관광 길을 찾다』라는 지난 1년간의 기획취재를 마감한다. 아쉬운 철원을 중심으로 한 비무장지대의 생태자원 취재는 욕심을 내 보았지만 여건상 다음 기회로 미뤘다. 5차 기획취재 울산은 서산 대산공단과 같이 국내 제1의 석유화학단지가 자리 잡은 곳이다. 이번 취재지역인 태화강은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오폐수 유입으로 인해 죽음의 강으로 오명이 높았던 곳이다. 태화강 인근에 사는 권유현 씨(60·울산 중구)는 “당시에는 강물이 얼마나 썩었는지, 여름철에는 파리·모기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을 해서
그 여자는 방, 그 남자는 거실 둘이 한집에 살았는데그 여자는 방에서그 남자는 거실에서각자 텔레비전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여행 갔을 때도그 여자는 방에서그 남자는 소파에서각자 잠이 들었습니다 한 침실을 사용하지 않는 것어쩐지 살갗 닿는 일이떨어져 있는 공간보다훨씬 낯설게 느껴지면 그저 그런 겁니다 한 번쯤 합방해볼까상상할 때도 있지만움찔해지며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리면그런 겁니다, 그저 그런 것입니다 시작 노트 가을이다. 감색과 황금 들녘의 겨자색이 가슴을 뜨겁게 하는 계절이다. 단풍이 설레게 하고, 어디론가 떠나지 않으면 왠지 손해
살아있는 게 죄라고 느끼는가!나는 내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나는 이미 내가 아니었고죽음은 말이 없는 법등지는 일,설리*는 설 자리가 없었고 견디지 못했네나는 옷걸이다나는 변기였고 전등이다나는 단추다, 돼지다, 지하철이다나는 밤이다나는 뱀이고 까마귀다농약을 생각했다끈을 생각했다죽음은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아무런 풍경도 볼 수 없었다세상은 소리를 구별하지 못했다온통 불구덩이 속에서 아우성이다나는 껌이다나는 찌꺼기이고 토사물이다미꾸라지는 저것들을 먹고 사네나는 공중의 시가 된다 *설리 :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한 연예인. 25살
거미 원래 사랑은 외롭다외로워서 사랑을 원한다외롭고 외로워서 외로움 모르는 거미거미는 사랑이 끝나면 수컷을 잡아 먹는다암컷의 뱃속에서 한 몸 되는 것이다액체였다가 고체였다가물이었다가 끈이었다가마음이라는 것이 액체이듯이마음이라는 것이 고체이듯이거미는 액체로 고체를 뽑아낸다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혼자 살아가는 거미아라크네처럼 운명의 줄에 매달려가로줄과 세로줄의 베틀에서우주의 큰 집 짓고그 집을 부수고그러려니 끄덕거리길만남과 헤어짐이 다 그러려니아픔 내려놓길카페에서 거미 같은 여자가 훌쩍이고 있다 시작 노트혼자 사는 여자가 있다. 이별을
생태 도시는 지속 가능한 도시다. 서산은 생태도시인가? 한 도시의 미래비전은 산업단지 조성이나 기업유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이 살고 싶은 도시.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도시를 위해 지금 우리는 중장기적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단기적으로는 구체적인 실현 과제를 찾아 실천해 나가야 한다.이에 서산시대신문사에서는 7일 서산시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국가정원을 만드는 데 헌신한 모세환 순천시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 대표를 모시고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의 사회로 천혜의 생태자원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가진 생태도시 서산의 미
대한불교조계종 보원사(운영위원장 정경스님) 주최로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석문스님)와 내포문화사업단이 주관하는 제2회 서산 내포가야산 보원사 학술대회(서산 보원사의 문화유산)가 2019년 10월 8일 오후 1시 30부터 5시까지 대한불교조계종 보원사 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박광헌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보원사의 불서 간행과 장인 연구’를, 김요정 충북대학교 초빙교수가 ‘보원사 소장 경판의 수종 분석’을, 김규순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연구위원이 ‘보원사지에 대한 역사·풍수지리적 접근’을, 노형석 한겨레신문 문화재미
참나, PC를 포맷하지 않고하드디스크만 교체했다고 한다잘 보관했다가 다시 달랬단다수많은 복제품과 백업들이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너는 너이고너는 그 여자이고너는 그 딸이고, 아들이고너는 그 어머니이고, 이고, 이고거리는 좀비들로 가득차다목소리를 빌려오고얼굴에 파일을 씌운다나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자신의 정체도 모른다서로 만나도 모르는 척내 안에도 다른 사람의 복제품이 들어 있다누군가를 모방하고 따라 하는 것이미 나는 기호로 소통할 뿐이다참나, 참나는 참는 것인가뜬구름 잡는 사기인 것인가PC가 피씩 웃는다 시작 노트세상이 온통 시끄럽고 어
강을 따라 흘러온 모래가 켜켜이 쌓여 발밑에서 솟아오르는 곳. 낙동강 하구엔 이렇게 자연이 빚어낸 습지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을숙도(일웅도 포함)를 비롯한 4개의 섬(島)과 4개의 모래톱(嶝), 그리고 4곳의 둔치가 바로 그곳이다. - 편집자 주 ①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생명의 보고 ‘금강하구’➁ 다양한 생물종이 가득한 연안 습지 ‘순천 순천만’➂ 우리나라 해안선의 특징을 모두 품고 있는 ‘남해 앵강만’④ 모래톱이 넓게 발달한 철새도래지 ‘부산낙동강 하구’⑤ 생태환경의 새로운 보고로 탈바꿈한 저력 ‘울산 태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