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잘 아는 친구가 그만 출장 중 개에서 해를 입었다. “나 지금 너무 놀라서, 아픈거 보다 무서워 죽겠어”라며 그녀는 거의 울 듯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했었다. 꼼짝말고 있으라며 차를 운전해서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갔고, 그녀는 덜덜 떨면서 자신의 차에 피신해 있었다.그길로 그녀는 광견병 주사를 맞았고 한동안 병가를 얻어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동물에게 해를 입는다는 것은 흔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공포감이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화창한 날에 공원으로 나가보면 자주 반려견들을 만난다. 만약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떤 법적 책
장기나 바둑 대국 중 무리해서 수를 내야 할 때가 있다. 소위 묘수(妙手)를 찾는 것이다. 비꼬자면 일종의 ‘꼼수’이다. 묘수 단 한방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으니 좋아 보인다. 그러나 묘수는 없는 것이 좋다. 묘수를 냈다는 것 자체가 대국이 비세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만일 국면이 유리했다면 묘수를 찾을 까닭이 없었을 것이다. 유리할 때는 대국을 묘수 없이 안정적으로 이끌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묘수는 재미있다. 평균적으로 한 판의 대국에서 묘수 2~3개는 나온다. 그러나 고수들의 대국에서는 흔치 않다. 묘수가 나온다면 정말 멋진 수가
얼마 전 젊은 나이에 췌장암을 앓다 세상과 이별한 남자분의 장례식이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옮긴 고인은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날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남편도 췌장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며 자신의 가슴을 먹먹하도록 때렸다. 죽음, 우리 인간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의 문턱은 아닐까. 죽음이란 두 글자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정상인에게는 매일 5천여 개의 돌연변이 세포가 생긴다고 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거뜬히 물리칠 수 있는 ‘면역세포’라는 무기가 충전되어 있지만 유전적
축구 시합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맨 전방에 있는 공격수이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이기 때문에 점수 싸움이다. 당연히 공격수가 주목받게 된다. 그러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가 있다면 미드필더가 아닐까. 플레이메이커 역할이다. 이 위치에 있는 선수들은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연계적 역할을 담당하며 시합 내용에 연동하여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이들은 모든 선수의 위치와 움직임을 읽고 있어야 하고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한다. 지휘자와 같은 역할이다.장기에서도 그러한
눈물이 많은 내 두 딸의 역사는 엄마의 엄마와 그 엄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어릴 적 외가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가 생각난다. 대문 앞에 서서 배웅을 하시던 외할머니께서는 어느 순간부터 멀어져가는 자식들을 뒤따라 오시며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눈물을 훔치셨다. 가난한 시절, 거지에게조차 함부로 밥을 내주지 않고 상에 차려 대접하셨다는 그리운 우리 외할머니.엄마는 그런 외할머니의 맏딸이다. 엄마의 눈물하면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떠오른다. 내 생애 처음으로 겪는 장례식이었다. 전부터 병환이 있으셨지만 초등학생인 나에게 죽음이라
연일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 주부들의 뜨거운 관심덕에요즘 핫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여주인공 중 우아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김희애가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고 있는 동시에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다.#김희애표 생얼 귀족 메이크업귀티나는 이목구비 덕분인지 많은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빛나는 얼굴을 가진 김희애. 밀회 촬영 때만 하더라도 물광 메이크업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는데 이번 부부의 세계에서는 심리적인 갈등, 불안, 불면 등을 외모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피부에 윤기를 덜고 매트한 분위기로 표현했고
마카롱은 '사랑'이다마카롱은 '행복'이다마카롱은 '나를 위한 작은 사치'다“똑똑” 마치 봄을 머금은 햇살이 문을 두드리는 듯한 마카롱 가계 ‘모음’. 먼발치에서도 달콤함이 솔솔 봄바람을 타고 흘러나오는 듯한 그곳에 상큼한 마카롱을 만났다.대학을 졸업하고 5년 동안 광고회사에 다니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온 청년 김지은 씨는 그 후 마카롱 ‘모음’ 사장이 되었다. 그녀에게 마카롱 ‘모음’은 서른해를 산 ‘김지은’이다. 그녀가 만든 마카롱은 다른집보다 덜 달다는 점이다. “아마도 제가 단 것을 그다지 잘 안 먹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한 주인을 3일 밤낮으로 보호한 용감한 반려견의 사연을 뉴스에서 접했다. 사연인즉슨 이랬다. 그녀는 발목과 쇄골이 부러지고 가슴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비가 오고 체온이 낮아진 주인 곁에서 따뜻한 체온을 나눠준 반려견 패트. 주인과 함께 3일을 그 곁에 있어 주었던 반려견 패트는 지나가던 등산객에게 울음으로 알렸고 그녀는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이처럼 반려견의 감동스토리는 무궁무진하다. 지금부터 반려견을 입양할 때의 첫 대면으로 글을 열고자 한다. √내가 찾던 반려견과 마주했어요.❶ 이름이 무엇인지 먼저 확
토끼와 거북이 달리기 시합 얘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장기를 두다 보면 토끼와 거북이와 매치되는 기물이 떠오른다. 토끼는 기물 중 차(車)와 비슷하다. 움직임도 빠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물이다. 포(包)도 토끼와 비슷하나 하나의 기물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거북이는 어떠한 기물과 비슷할까? 졸(卒)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필자도 그렇다. 졸만큼 느린 기물이 없다. 느린 대신 5개나 가지고 대국을 시작한다.졸이 느리다 보니 졸을 쉽게 포기하는 대국자를 자주
첫째 다은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던 날 우리 부부는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을 초대해 간소하게 첫 돌을 기념했다. 돌잡이 순서가 되자 아이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낯을 많이 가렸던 아이는 돌잡이 상에 놓인 물건조차 쉽게 잡지 않았다. 한참을 눈으로 살피고 손으로 살짝 만져보던 아이는 드디어 결심했다는 듯 청진기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판사봉을 잡았다.둘째 다연이가 첫돌이 되었을 때도 같은 식당에서 가족들과 간소하게 돌잔치를 치렀다. 신기하게도 다연이는 돌잡이 상에서 먼저 판사봉을 고르고 다음으로
오늘처럼 눈부신 날에는 카페 어느 구석진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눈을 감고 있어도 좋을 듯하다. 넓은 통유리에 햇살 조각 부서지는 밖을 내다볼 때 키 작은 아이 몇이 쪼롬이 지나가도 아름답겠다. ‘카페 브라우니’는 확 트인 공간에 심플한 디자인으로 손님들에게 넓고 환한 미소를 안겨준다. 그러기에 깊은 곳에 꽉 막힌 체증이 사정없이 내려가는 인상을 받았다. 익히 주위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수제청이 정말 매력적이야. 아주 유명하지. 아침저녁 아직 찬 바람이 가시지 않을 땐 잠시 들러 가볍게 한잔하고 와도 좋아”라고 했다.
예닐곱 살 무렵 홍역에 걸렸다. 마침 모내기 시즌이었다. 어디서 들은 말인지 홍역에 김빠진 사이다가 좋다고 하시며 엄마는 뚜껑 딴 사이다 여러 병을 내 머리맡에 놓아두셨다. 부모님과 가족들은 모두 바빴고 열에 들뜬 나는 낮 동안 혼자 너른 방에 누워 있어야 했다. 아픈 어린 딸을 두고 논에 나가야 하는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어린 나는 땀을 흘리며 목이 마를 때마다 머리맡의 사이다를 따라 마셨다.초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갑자기 한쪽 볼이 부어올랐다. 볼거리라고 했다. 학교에 빠지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던 나는 아파도 부지런히 학교
장기의 패인 중 하나가 희생할 기회를 잡지 못해서다. 무슨 엉뚱한 얘기일지 궁금해할 독자가 많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보자. 졸 하나를 상대 진영 상이 노렸다. 그러나 졸 위치가 좋기도 하고 마땅히 피할 곳이 없어 합졸하여 그 졸을 지켰다. 그런데 상대 진영에서 마로 다시 그 졸을 늘고 늘어졌다. 나도 피할 순 없으니 내 마로 그 졸을 지켰다. 다시 상대 진영 상이 포로 그 졸을 잡자고 늘어졌다. 나도 손해 볼 수 없다. 이번에는 차로 지켰다. 그런데 상대에서 그 졸을 차로 잡자며 달려들었다. 아뿔싸. 이제 그 졸을 지
몇해전 어린이날 선물을 묻는 질문에 많은 아이가 ‘강아지’라고 대답하는 걸 들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런 경고를 했다.“강아지는 장난감이 아니다. 혹시라도 강아지를 선물하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강아지의 존엄성과 키우는 방법, 그밖의 여러 가지를 자세히 가르쳐줘라. 그럼에도 키우고 싶다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강아지는 결코 장난감이 아니기 때문이다.”아이들이 어느날 문득 청소년으로,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우리 반려견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처럼 2년 안에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멋진 반려견으로 키울 수
이 책은 인문학자의 통찰력과 사회비평의 시선으로 종합해 낸 ‘멋진 어른 백서’다. 또, 가난과 절망은 경험했어도 일자리 걱정은 없었던 세대와 방향을 잃은 청년들의 공감 및 사회적 연대를 호소하는 비장한 각오의 백서이기도 하다. 서른의 강을 두 번 건너온, 소통하는 어른 진화론 ‘어른은 진보다’ 책은 인문학자이며 문화운동과 지역인문공동체 모색에 작은 밑돌을 놓고 있는 전직 카톨릭대학교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기에 더 관심이 간다.작가는 ‘뜻은 높게, 생각은 깊게, 영혼은 맑게, 가슴은 뜨겁게, 삶은 따뜻하게’라는
독자 대부분이 알겠지만, 초가 선수효과만 잘 살린다면 먼저 공격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포진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칙 몇 가지만 지키면 된다. 그러나 이를 망각하고 본인의 생각대로 분별없이 두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망치는 대국이 종종 있다. 장기 대국 초반은 모양 싸움이다. 서로 포진을 갖출 때 최대한 좋은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모양이란 움직일 공간도 넓고 기물 간에 상호 연결되어 있을 때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기물들이 전반적으로 전진되어 있고 서로 쌍을 이루어 퍼져있을 때라고 할 수 있
둘째 분만을 위한 제왕절개 수술을 이틀 앞둔 저녁, 아이가 안고 자는 토끼인형 밍키가 보이지 않았다.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그 인형이 없어도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필이면 엄마가 3주나 집을 비우는 그 시점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빠마저 회사에 가 있을 시간, 할머니와 단둘이 조금은 어색한 시간에 밍키는 좋은 친구가 될 터였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르는 장면! 아침에 급하게 아이의 이불과 요를 베란다 창으로 털었는데 혹시 그 속에 인형이 들어 있
종갓집 맏며느리였던 그녀는 시집 와서 딸 둘을 연이어 낳고 세 번 만에 아들을 얻었다. 아들 하나를 더 얻기 위해 아이 둘을 다시 낳았지만 결과는 딸딸. 1남 4녀로 만족하며 살던 불혹의 어느 날 늦둥이가 생겼다. 처음으로 병원에서 분만을 하였는데 아쉽게도 또 딸. 그녀가 핏덩이를 버리고 가겠다는걸 남편이 말리며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그것도 성이 안차 그 핏덩이를 넓은 안방의 차가운 윗목에 던져두었다. 우리 친정어머니의 이야기고 바로 나의 이야기다. 그 핏덩이, 1남 5녀의 막둥이가 바로 나, 82년생 최윤애다. ‘둘도 많
봄이 오면 식탁위부터 달라진다. 향긋한 봄나물부터 여린 새싹채소 등이 밥상위에 올려진다. 새싹채소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영양가 있는 채소로 주목받으면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봄을 상징하는 식재료 중 하나인 주꾸미는 2월부터 5월까지 서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낙지보다 다리가 짧고 몸집이 약간 작은 주꾸미는 바다에서 온 천연 피로회복제로 유명하다.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기력이 없거나 피로를 자주 느낄 때 먹으면 좋다. 철분과 인 성분도 풍부해 빈혈 예방 및 개선에 효과적이다. 재료준비▶주재료 : 새싹 채소(200g), 미나리
3월, 따뜻한 날씨만큼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외출을 나서는 시기지만 마스크 때문에 메이크업은 고사하고 기초 케어도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질은 점점 두꺼워진다. 이때 각질을 제때 탈락시키지 않으면 피부의 영양 흡수를 방해해 최악의 피부 컨디션을 유지하게 된다.#얼굴은 부드럽게 케어얼굴의 경우 잘못 관리하면 오히려 피부를 약하게 만들어 피부 트러블을 유발시킬 수 있다. 자극이 강한 스크럽제를 사용하면 피부 보호막을 파괴해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만큼, 부드럽게 죽은 각질만 케어해주는 저자극 필링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