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식이 심한 아이였다. 언제부터인지, 어떤 계기였는지 나조차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돼지고기, 소고기, 흰 우유를 입에 대지 않았고 시골 출신답지 않게 야채류도 잘 먹지 않았다. 김치도 볶은 것만 먹었다. 대신 닭고기,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 달걀, 생선, 해산물, 마른반찬이 있으면 밥을 잘 먹었다.어릴 때 자주 먹던 일명 ‘사라다’에는 메추리알과 각종 과일, 견과류, 야채가 들어 있었는데 나는 야채만 쏙 빼고 먹곤 했다. 내 접시에 오이만 수북이 남은 것을 본 오빠에게 혼나 투덜대던 기억이 있다. 엄마가 카레에
서산시대
2020.05.02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