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밥을 먹던 다은이가 무언가에 홀린 듯 거실로 걸어갔다. 거실 테이블 앞에는 커다랗고 둥그런 풍선이 놓여 있었다. 평소라면 풍선을 가지고 논 후 공기를 빼 놓았을 텐데, 전날 놀러 온 지인이 꽁꽁 묶어 둔 풍선은 풀기가 어려웠고 그걸 방치해 둔 게 화근이었다.테이블 앞까지 다가간 다은이가 발을 들어 풍선을 밟았다. 공기가 들어있는 고무풍선의 질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아이는 그것이 단단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체중이 다리로 쏠리면서 물컹한 풍선이 아래로 푹 꺼졌고 다은이는 순식간에 앞으로 고꾸라졌다.다은이가 고꾸라진
서산시의 천수만A지구 인근 코스모스길이 가을철 대표 힐링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23일 시에 따르면 코스모스길은 양대동환경타운 인근 천수만A지구 간척지 농로를 따라 간월도 방향으로 약 8Km 길이로 조성됐다.꽃길은 ‘들길따라 꽃길따라 봉사단’이 천수만A지구 제방을 따라 2019년부터 들녘의 갈대와 잡초들을 정리하고 코스모스를 심고 가꿔왔다.코스모스가 자리잡으며, 고향의 향기와 알록달록 아름다움이 가득한 힐링공간이 됐다. 최근에는 코스모스가 만개하며, 아침, 점심, 저녁으로 코스모스길을 찾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도보, 가벼운 산책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은 몸도 마음도 아프다. 그저 코피 터지게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직장에서는 꼰대로, 집에서는 가족을 돌보지 않은 가장으로 낙인찍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중년의 삶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지 않으며, 전 국민의 최고 관심사인 재테크도 논하지 않는다. 다만 중년에 덧씌워진 잘못된 고정관념들을 벗겨내고, 아침에 눈 뜨는 것이 행복해지는 작은 변화들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를 알려준다. 세뇌된 무기력에서 벗어나 일상이 행복해지는 선순환을 일으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르게 살겠다는 결심과 모범생 인생이란 궤
열한 살이 되던 해 조카 영재가 태어났다. 나와는 겨우 열 살 차이, 늦둥이 동생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조카였다. 함께 커 가는 처지였지만 딴에는 이모라고 나는 영재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분유를 먹이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한 숟가락씩 얻어먹는 분유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우리 집 첫 손자인 영재는 가족 모두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고 당연히 나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 언니는 영재의 패션에 각별한 신경을 썼는데 두건을 씌우고 선글라스까지 낀 영재에게 사람들은 ‘꼬마 김건모’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김건모의 노래가 유행하던
핑크빛 일몰이 내려앉은 웅도 잠수교 휘몰아치며 들어오는 물결 말을 잃고 나는 그저 바라만 보았다 곧 사라진다 생각하니 더 애틋하고 그립고 사무치고이런 맘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터 그 모습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어 어쩌면 그리움이 날 불렀을지 모른다 바다와 다리의 기억속으로 나도 함께 스며든다너도 함께 스며든다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독자에게위로와 희망을 선물해 주고 싶어”말도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에 오영미 시인이 시선집을 연이어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대표서정시 100인선 시리즈 087번째 『서서 오줌 누는 女子』 (2021. 9. 시선사)와 나답게 사는 시 008 『에스프레소』(2021. 9. 도서출판 답게)가 독자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정신적, 경제적 타격을 받아 힘들어하는 시민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시인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빈터/
어흥! 서산에 호랑이가 살고 있다 가로림만에 살고 있는 호랑이 가족을 만나러 호랑이마을 ‘호리’로 출발! 호랑이를 닮았다는 범머리 바위 앞호랑이는 간데 없고 메밀꽃만 춤추고 하늘과 바다, 그리고 꽃과 커피바다가 커피를 부르고 하늘이 손아래 꽃을 사랑하고 반반으로 걸을 수 있는 힐링 로드가가로림만 그 찬란한 이름아래범머리길 어느 메밀꽃밭에 펼쳐졌다 가을 초입에주인공이 될 당신을 위해메밀꽃을 선물해 드립니다 * ‘서산은 스위스에 버금간다’라고 해서 ‘서산+스위스’ 이름하여 ‘서위스’
흰색, 파란색, 검은색이 마스크의 3색이던 시절이 있었다. 검은색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연예인 사진을 종종 접하면서 평범한 내가 검은색 마스크를 쓰는 건 어쩐지 낯간지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추운 겨울에는 하얀 면마스크를 가끔 썼는데 부모님이 쓰시던 파란 마스크가 촌스럽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마스크와 가까워진 건 병원에서 일을 할 때부터다. 전염성 있는 환자를 간호할 때면 병실 입구에 비치된 덴탈마스크나 N95마스크를 썼다. 마스크가 익숙해진 뒤론 감염 위험과 관계없이 병원 내에서 하늘색 덴탈마스크를 즐겨
토닥토닥 한두 방울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잠을 설치는 날이 길어진다. 올해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날씨 탓만은 아닌 것 같다. 몸을 챙길 나이가 됐다는 묵시적 암시는 아닐까.최근 들어 셀프관리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몸에 좋다는 것을 찾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대신 시간과 비용 대비 만족한 효과를 높이는 음식에 관심을 쏟는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택해야 할까. 과연 그 음식을 골고루 챙겨 먹을 수는 있는 걸까? 서산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면서 20년 이상 건강과 미용, 약초를 연
화장실에서 식사한 적? 물론 없다. 그러나 어린 내 아이들은... 화장실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화장실에는 세균이 많으므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가르쳐놓고, 막상 그 아이들이 영유아기일 때 화장실에서 젖을 먹였으니 언행이 불일치한 엄마다. 굳이 변명하자면, 수유실이 없는 건물에서 젖을 먹일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한 부득이한 행동이었다.10월 말에 태어난 다은이가 첫 여름을 맞이할 즈음이었다. 장난감을 빌리러 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같이 간 친구의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유아를 위한 복지가 제공되는 곳이었지만 수유실
서산시 여성지원민방위대(대장 방선아)가 8월 30일 석림중학교에서 교통안전지킴이 활동에 나섰다.여성지원민방위대는 각종 재난을 예방하고 유사 시 현장수습·복구, 초기대응 및 신속대처를 위해 편성됐다. 평시에는 민방위 시설장비 점검, 재난·안전 위험지역 예찰활동 등의 지역사회 안전지킴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이번 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은 석림중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조성하고자 석림중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추진됐다. 매주 월·금요일마다 28명의 대원이 2인씩 조를 이뤄, 교통이 가장 혼잡한 등교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30분간 활동할 계획
가로림만의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연둣빛 물빛이다. 마치 산속의 깊은 호수처럼 물결이 잔잔한 데다 쪽빛보다 조금은 더 연한 연둣빛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8월의 늦은 장맛비가 잠시 그친 8월 28일 서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조직문화연구소가 주관하는 ‘서산 구석구석 함께 걸어YOU’ 첫 번째 행사가 맹정호 서산시장,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과 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서해랑길77구간’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번 트레킹은 칠지도 마을인 서산시 지곡면 도성리를 출발하여, 가로림만 감태로 유명한 중왕리로 이어지는 ‘서해랑길77구간’ 일
이렇게라도 걷지 않으면 내 생애 평생 이 길은 걷지 못할 것 같아 조바심이 더했다. 그리하여 많이 기다렸던 그 길이다. 잦은 비로 조마조마한 불금을 보내고 드디어 토요일 이른 아침, 밤새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맑은 하늘을 만났다. 서산시대가로림만탐사단이 한국조직문화연구소에 합류하여 걸었던 ‘서해랑길 77코스’는 서산 지곡에 위치한 칠지도 마을에서부터 시작됐다.칠지도, 특이한 이름 때문에 늘 한번은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곳. 알고 보니 옛날 백제왕이 왜왕에게 하사했다는 철제 칼 이름이 ‘칠지도(七支刀)’, 이 칼을 이곳 지곡면 도성리에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 아마도 열 번은 되뇐 것 같다. 속지를 펼치기도 전에 와 닿은 파스텔 톤의 달달한 울림 같은 제목에 반해 몇 번이고 속삭여 본 글. 햇살 가득한 날 하루를 널어 말리면 정말 어떤 기분일까? 토닥토닥 위로와 쓰담쓰담 손길에 어느덧 편안해지는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일까. 아니면 그저 그런 하루들이 나름의 의미와 가치로 바뀌어 애써 살아낸 우리 모두에게 어쩌면 위로와 희망은 아니었을까.‘인문영성에세이’라는 익숙한 듯 낯선 장르의 이 책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와, 하이브리드 지
바캉스 이후 강렬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두피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두피는 따로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 바르지 않을뿐더러 물놀이 후 젖은 머리를 장시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바캉스 후 복구하기 힘든 심각한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바캉스 후 두피와 헤어가 보내는 대표적인 SOS 신호 별 맞춤 해결법을 살펴보자. #두피가 달아오르고 피지가 많이 올라온다면?여름철 높은 온도의 야외에서 바캉스를 즐기다 보면 강한 자외선으로 두피가 달아오르고 땀과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가 깨질 수
마음이 답답할 땐 구름 따라 달려봅니다 구름 따라 달리다 보면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안녕하세요여기는 서위스 길따라 가다보면어느새 마음이 뻥 뚫리는 곳 내 마음의 고향내 안의 안식처 구름 따라 하늘 따라 오늘도 그곳으로 달려가 봅니다* ‘서산은 스위스에 버금간다’라고 해서 ‘서산+스위스’ 이름하여 ‘서위스’
“이슬이 모여 숲을 이루는 곳”...가로림만(加露林灣)의 물안개가 걷히면서 광활한 도성리 갯벌이 모습을 드러냈다. 갯벌 규모가 드론으로도 다 담기 어렵다. 국가지정갯벌체험장이라 불릴만 하다. 소나무 숲이 시원한 도로를 달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도성3리 마을회관 앞에 일본 국보 신검 칠지도 제작 야철지라는 비가 서 있다. 서산시 지곡면 도성리는 칠지도 제작지로 알려진 곡나철산의 유력한 후보지역 중의 한 곳이다. 옛부터 쇠, 철이 많이 나와 쇠팽이(冶鐵址) 마을이라고도 불렸다. 지금도 마을회관 옆에는 대장간 우물이 남아 있다. 마을에
분명 출발 전 화장실에 다녀왔다. 30분쯤 지났을까. 다은이가 불쑥 말했다.“엄마 쉬 마려워.”“다은아 많이 급해? 조금 더 참을 수 있겠어?”“엄마 나 많이 급해.”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다은이의 방광이 마감 임박을 외치는 홈쇼핑 광고처럼 나를 압박했다. 공용화장실을 찾을 여유가 없음을 깨닫고는 한적한 골목 어귀로 차를 돌렸다. 인적이 드문 공터를 발견하고 길가에 차를 바짝 붙여 세웠다.아이의 바지를 내리고 길고양이처럼 길 한구석에 쪼그려 앉게 했다. 활짝 열어둔 조수석 문과 기다란 차, 엄마를 삼면의 병풍 삼아 다은이는 안심하고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문수사가 보내온 선물 한 가닥 빙그레 미소짓는 중생나만 그런 걸까? 하트 배롱나무꽃, 하트 구름그날의 뜨거운 햇볕 그 덕에 꽃그늘 아래 낭만을 그 속에서 올려다 본 하늘 실로 눈부시구나!아름답기 그지 없구나!* ‘서산은 스위스에 버금간다’라고 해서 ‘서산+스위스’ 이름하여 ‘서위스’
기다리던 임신이었다. 결혼 1년 6개월차, 임신을 확인한 순간 남편과 얼싸안으며 환호했다.인구감소와 임신장려 속에서 ‘모성보호시간’이라는 제도가 생겼다. ‘임신 12주 이내와 임신 36주 이상인 경우 1일 2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도이다. 현재는 임신 모든 기간에 사용 가능하도록 개정되었다.임신 사실을 보고했을 때 이 같은 제도에 대해 상사가 먼저 권유해주면 얼마나 고마울까. 모성보호제도를 알아보고 병원에서 발급받은 임신확인서를 쥐고서도 상관의 눈치를 보느라 사용하지 못하다가 사용기간이 종료될 시점에 병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