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세월호 트라우마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또 다른 트라우마가 국민들 가슴을 강타했다.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의 현장에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혹자는 거기 왜 갔냐, 외국 문화다. 사탄의 문화라는 말을 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있어서 할로윈데이나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행사가 아니라 젊은이의 권리를 즐기는 행사에 불과하다. 행사참석자에게는 어떠한 비난도 할 수 없다. 아니 하면 안 되는 거다. 비난받을 대상은 행사참석자가 아니라 국가다. 이태원에 방문하여 할로윈데
아침마다 회사에서 마시는 건 '커피'가 아니다. 뇌를 한방 세게 때리며 정신을 차리기 위한 수단일 뿐. 원하는 곳에서 여유롭게 누리는 진짜 커피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육하원칙 모두가 좋은 컨디션일 때, 멋있는 나 자신을 즐기는 것으로 생각한다.카페가 인테리어에 잔뜩 힘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감성의 좌뇌를 자극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따뜻한 조명을 흩뿌리고, 갖가지 예쁘고 비실용적인 소품을 전시한다. 가급적 수려한 전망을 제공하고자 열과 성을 다한다. 도심을 벗어난 대형 카페의 경우 대형 자
캘리포늄은 원소 중에 가장 비싸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서 사용되건 매우 소량만 쓰인다. 1g의 가격은 한화 수백억 원이고 한때는 1조 원에 달했다. 캘리포늄은 초페르뮴 인공원소의 합성에 이용되는 재료로 사용된다.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중성자 발생원이기 때문이다. 1마이크로그램(μg)의 캘리포늄은 1분 동안 1억 3,900만 개의 중성자를 방출한다. 원자로에서 우라늄에 분열을 일으키는 최초의 중성자이고 핵연료 점화에 쓰인다. 원자로에서 이런 비싼 원소를 중성자 선원에 쓴다고 걱정할 건 없다. 실제 원자로에서 수십 피코그램(pg)만 사용
'비나이다 비나이다' 피가 끓던 시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용맹과 투지가 사그라들었음을 인정한다. 시나브로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수긍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가 한낱 미물에 불과함을 느끼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의 위안으로 삼고 있다.우리나라는 바람과 기원의 문화가 일상에 속속들이 파고들어 있다.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차례와 제사를 지내고, 큰일을 앞두고 고사를 지내는 등 다양한 의례를 치른다. 갖가지 미풍양속과 자칫 변질하여 미신이 되어버린 풍습과 신앙도 다수 존재한다.흔히 농업과 어업 등에
화성의 무인탐사선과 같은 장치가 동작하려면 원자력 전지가 이용된다. 지금은 효율이 뛰어난 방사성 원소를 사용하지만 과거에는 퀴륨이 사용됐다. 퀴륨은 강력한 알파 입자(헬륨핵) 발생원이다. 1944년 미국의 핵물리학자 시보그, 제임스, 모건, 기오르소가 사이클로트론에서 플루토늄에 헬륨을 충돌시켜 합성한 세 번째 인공원소이다. 원소명은 마리 퀴리를 기려 퀴륨이라 지었는데, 원소명에 사람 이름이 사용된 경우는 많지 않다. 가돌리늄의 사례는 광물 발견을 기려 인명을 딴 광물 이름을 딴 것으로, 말하자면 간접 인용이다. 사람 이름을 직접 인
인간의 발길이 잦아든 거대한 공원의 밤. 도시의 그 어느 곳보다 생명의 기운이 결집한 장소. 공기와 소리의 일렁임이 자연의 그것과 심히 닮은 곳이 있다. 어둠을 빌려서, 잠시나마 이 공간을 자아가 있는 양 형상화해 본다. 육지가 그리워 잠시 찾아온 바다. 견우직녀만큼이나 애틋하고도 감미로운 내만 갯벌의 밤 이야기이다.여러 유명 드라마의 단골 촬영 현장. 계절을 가리지 않고, 주말마다 만석의 주차장에 대기 줄까지 이어지는 공원이 있다. 휴일 오전에는 밤새 내린 이슬에도 아랑곳 않고, 그늘막으로 한자리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이 벌
94번 플루토늄 이후 원소는 대부분 인공원소이고 반감기가 짧아 적당한 사용처도 없을뿐더러 물리·화학적 성질 연구도 쉽지 않다. 그중 예외인 원소가 아메리슘으로 일상에 꽤 유용하게 쓰이는 인공원소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녹는점이 낮은 비스무트가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는 역할을 한다면 아메리슘은 연기를 감지하는 데 사용한다. 천재 소년 데이비드 찰스 한이 개인 원자로를 만들어 미국 미시간주를 공포로 휩싸이게 만든 사건에도 아메리슘이 사용됐다. 그는 천장에 있는 연기감지기에서 아메리슘을 추출했다. 아메리슘은 연기감지기 내부의 공기를 방사선
호두처럼 생긴 열매를 가지고 있는 넛맥 또는 너트맥(Myristica fragrans, 육두구 나무)으로 불리는 넛맥은 ‘Nutmeg’라는 단어는 라틴어‘nux’와 ‘muscada’에서 유래되었다. 16~17세기경 유럽에서는 은 상자에 보관될 정도 비싼 값에 거래되는 비싼 향신료였으며, 중세 의사들이 흑사병 전염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해독제라고 여기기도 하였다. 중국, 인도 및 중동에서는 성적인 흥분을 불러일으키고, 다산을 돕는 데 사용되었다.고대 중국에서는 간과 복부 문제에 대한 중요한 치료법으로 여겨졌으며 인도 아유르베다는
발걸음 소리가 담벼락을 울림판 삼아 '자박자박' 울린다. 누군가 뒤따라오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메아리를 들으며 좁은 길을 걷는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저기 어디쯤의 목적지를 향해 감각적으로 발을 내디뎌본다. 익숙한 동네에서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일은 안전하면서도 흥미로운 모험인 양 신이 났다.도시의 건물은 하나의 큰 형상을 이루고 있다. 인위적으로 생성한 공간은 통행을 위한 간격을 남겨둔다. 땅 위의 다양한 통로는 그 폭이 넓거나 좁음의 차이에 따라 유동 인구나 재화 등이 이동하는 양과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굴곡이나 경사면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기후변화로 인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이 인간에게 한정됐다면 최근 그 범위가 자연까지 확대됐다. 왜냐하면 요즘 들어 나타나는 자연 현상들이 심상치 않음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의 발생은 물론 물의 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과거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로 빈번하게 다가온다. 이런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우리는 온실가스를 지목하고 있지만, 사실 온실가스는 단순히 자동차 하나를 덜 굴린다고 줄어드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우리 문명을 떠받치고 있는 모든 물질이 온실가
일본어로 자본(ザボン), 포르투갈어로 잠보아(zamboa)에서 유래된 그레이프푸르트는 오렌지와 포멜로의 자연 교잡종으로 오렌지보다 조금 큰 나무에서 한 가지에서 수십 개의 열매가 열리는 모습이 마치 포도송이처럼 군집을 이루면서 과일이 자란다 하여 포도과일 즉 그레이프푸르트라는 이름을 얻었다.18세기 말 서인도 제도의 바베이도스 섬(Barbados)가 원산지이며 학명은 '낙원의 귤(Citrus paradise)'이란 뜻으로 서인도 제도에서 중남미를 거쳐 미국의 플로리다, 캘리포니아로 전해졌다. 20세기 들어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세계
꿈의 원자로라는 것이 있다. 방사성 물질인 핵연료를 핵분열시키면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하고 사용한 연료가 다시 더 월등한 연료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꿈의 원자로에 플루토늄-239와 우라늄-238이 사용된다. 플루토늄-239는 핵분열을 하기 때문에 원자로의 연료로 쓰인다. 이때 고속 중성자가 방출된다. 이 중성자가 다시 우라늄-238과 충돌해 넵투늄을 거쳐 다시 플루토늄-239를 만든다. 재료는 그대로 다시 만들어지고 에너지는 얻는 것이다. 냉각제로 물을 사용하면 물이 고속 중성자를 감속시켜 저속인 열 중성자로 바꾼다. 냉각로에 소듐